【핵심 요약】
▸ 주제: 광고대행사 표준 양식으로 받은 크리에이터 PPL 계약서를 서명 전에 검토한 자문 사례
▸ 핵심 결론: 수정 요청·광고 표시·대금·게재 이후 사용·위약금 다섯 군데를 숫자와 이름으로 고쳤다. 계약서로 대행사에 책임을 넘겨도 광고 표시 의무는 추천·보증인인 크리에이터에게 남고, 그 조항은 내부 구상의 근거에 그친다.
▸ 실무 시사점: 위약금 조항 옆에 실손해 배상 조항이 함께 있으면 위약벌로 해석될 수 있고 위약벌은 감액되지 않으므로, 위약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고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할 것
▸ 작성: 권단 변호사 | DKL법률사무소 | IP·AI·엔터테인먼트 전문 (23년)
의뢰 배경 — “대행사 양식이라 그냥 써도 되나요?”
크리에이터 소속사에서 PPL 계약서 검토를 맡겼습니다. 브랜드 홍보를 대행하는 광고대행사가 보낸 계약서였습니다. 브랜드 제품이 들어간 영상을 크리에이터 채널에 올리는 브랜디드 PPL입니다.
계약서는 대행사 표준 양식이었습니다. 크리에이터가 할 일은 꼼꼼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기획안 공유, 수정 대응, 게재 일정, 위반 시 위약금까지. 반대로 대행사가 대금을 늦게 주거나 계약을 깨면 어떻게 되는지는 거의 비어 있었습니다.
양식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양식은 그것을 만든 쪽을 기준으로 쓰입니다. 그래서 받은 쪽은 자기 자리에서 다시 읽어야 합니다.
DKL의 접근 — 영상 한 편이 지나가는 순서대로 읽었습니다
조항 번호 순서로 읽지 않았습니다. 영상 한 편이 기획되고, 수정되고, 올라가고, 내려가는 순서로 읽었습니다. 분쟁은 그 순서 중 어느 한 지점에서 터지기 때문입니다.
첫째, 수정 요청 — “창작 의도를 존중한다”는 문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계약서에는 대행사가 크리에이터의 창작 의도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정 요청의 횟수, 기한, 범위는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러면 존중한다는 문장은 선언에 그칩니다. 열 번 고쳐 달라고 해도, 게재 한 달 뒤에 다시 찍어 달라고 해도 거절할 근거가 없습니다.
그래서 숫자로 바꿨습니다. 컨펌 전 수정과 게재 후 수정을 나누고, 각각 횟수에 상한을 뒀습니다. 게재 후 수정은 합의한 PPL 구간의 명백한 오류로 좁혔습니다. PPL 구간 밖의 내용에는 수정을 요구할 수 없게 했습니다. 재촬영 비용은 요청하는 쪽이 부담하게 했습니다.
둘째, 광고 표시 — 누가 어떻게 표시할지를 계약서에 넣었습니다
원래 계약서에는 광고 표시에 관한 조항이 아예 없었습니다. 그런데 표시 의무는 크리에이터에게도 걸립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할 주체를 “광고주 또는 추천·보증인”으로 정합니다. 공개하지 않으면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제2호의 기만적인 표시·광고가 될 수 있습니다.
표시 방법도 구체적입니다. 동영상이라면 게시물 제목이나 영상 안에 표시해야 하고, 영상 전체가 광고라면 시작과 끝에 넣고 중간에도 반복해야 합니다. ‘더보기’를 눌러야 보이는 위치나 댓글은 적절한 공개로 보지 않습니다. ‘AD’, ‘협찬’을 뜻하는 영어 약어처럼 한국 소비자가 바로 알아보기 어려운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대행사가 표시 방법을 미리 서면으로 주게 했습니다. 지침이 오지 않으면 제작을 미룰 수 있게 했습니다. 크리에이터가 그 지침대로 표시했는데도 문제가 생기면 그 손해는 대행사가 물어주게 했습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 조항이 있어도 크리에이터가 소비자나 감독기관 앞에서 책임을 벗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은 계약 당사자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습니다. 바깥을 향한 표시 의무는 추천·보증인인 크리에이터에게 그대로 남습니다. 이 조항의 효과는 나중에 대행사에 물어낸 돈을 청구할 근거, 즉 내부 구상의 근거입니다. 그러니 표시는 계약서와 상관없이 크리에이터가 직접 챙겨야 합니다.
셋째, 대금 — 못 받았을 때 빠져나갈 길을 만들었습니다
지급 일정과 지연이자는 있었습니다. 대금을 받을 계좌는 비어 있었고, 대금을 끝내 안 주면 크리에이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없었습니다. 이미 촬영을 마친 크리에이터에게 지연이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입금 계좌를 계약서에 적게 했습니다. 미지급 시 서면 최고를 거쳐 계약을 해지하고 위약금을 청구하는 경로를 만들었습니다. 지급 보증이 어렵다면 계약 직후 일부 선지급을 받게 했습니다.
넷째, 게재 기간이 끝난 뒤 — 영상과 얼굴은 다른 문제입니다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영상을 계속 둘지는 크리에이터가 정하게 했습니다. 내린다고 대금을 돌려주지는 않습니다. 브랜드가 영상을 잘라 광고 소재로 다시 쓰려면 범위·기간·대가를 따로 합의하게 했습니다.
크리에이터의 이름, 얼굴, 목소리는 영상보다 더 중요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타목은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성명·초상·음성 등을 무단으로 영업에 쓰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정합니다. 계약서에 이를 확인해 두면 분쟁이 생겼을 때 다툴 거리가 줄어듭니다. 크리에이터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방식의 편집·가공 금지도 함께 넣었습니다. AI 합성 기술이 흔해진 지금은 더 필요한 조항입니다.
다섯째, 위약금 — 대칭으로 맞추고, 이름도 정확히 붙였습니다
크리에이터가 계약을 깨면 무거운 위약금을 물게 되어 있었고, 대행사가 깨는 경우는 가벼웠습니다. 단계별 비율을 쌍방이 같은 구조가 되도록 맞췄습니다. 크리에이터의 품위 위반을 이유로 한 해지는 ‘혐의’만으로는 할 수 없고 확정된 위법행위가 있어야 하도록 좁혔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위약금의 성격입니다. 민법 제398조는 위약금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하고, 법원이 과다한 예정액을 감액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런데 위약금 조항과 별도로 실손해 배상 조항을 함께 두면 그 위약금은 위약벌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위약벌은 감액할 수 없다는 기존 판례를 유지했습니다. 위약금을 내는 쪽이라면 치명적인 구조입니다. 그래서 크리에이터가 부담하는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고 계약서에 명시했습니다.
회신에는 대행사에 설명할 순서도 함께 적었습니다. 받아들이기 쉬운 수정을 먼저, 크리에이터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수정을 뒤에 두었습니다.
이 사례가 크리에이터에게 말하는 것
PPL 계약서를 받았다면 서명 전에 다음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수정 요청의 횟수·기한·범위가 숫자로 적혀 있는가
- 광고 표시를 내가 직접 하고 있는가, 그리고 대행사 지침을 따랐는데 문제가 생기면 대행사에 청구할 수 있는가
- 대금을 못 받으면 계약을 끝낼 수 있는 경로가 있는가
- 게재 기간이 끝난 뒤 영상과 내 얼굴을 누가 어떻게 쓸 수 있는가
- 위약금이 쌍방 같은 구조인가, 그리고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고 적혀 있는가
하나 더 있습니다. 2026년 6월부터 심사지침에 AI 가상인물 항목이 생겼습니다. AI로 만든,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인물이 추천·보증을 하면 가상인물이라는 사실을 공개해야 합니다. AI 아바타로 PPL을 찍는다면 이 표시까지 계약서에 넣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유튜브 PPL 광고 표시는 더보기란에만 적어도 되나요?
공정거래위원회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은 ‘더보기’를 눌러야 확인할 수 있는 표시와 댓글 표시를 적절하지 않은 예로 듭니다. 동영상은 제목이나 영상 안에 표시하고, 영상 전체가 광고라면 시작과 끝에 넣고 중간에도 반복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표시 책임은 대행사가 진다”고 쓰면 크리에이터는 면책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심사지침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할 주체를 “광고주 또는 추천·보증인”으로 정하고 있고, 계약서의 책임 배분은 계약 당사자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의 대외적 책임은 그대로 남고, 그 조항은 나중에 대행사에 손해를 청구하는 내부 구상의 근거가 됩니다.
PPL 계약서의 위약금은 법원이 깎아 주나요?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과다하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감액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별도의 실손해 배상 조항과 함께 있으면 위약벌로 해석될 수 있고, 대법원은 위약벌은 감액할 수 없다고 봅니다.
법령 원문: 표시광고법 제3조 · 추천·보증 심사지침 ·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 민법 제39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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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본 사례는 DKL법률사무소가 이 분야에서 다루어온 자문 패턴을 일반화한 것으로, 특정 사건의 사실관계나 협상 결과를 그대로 반영하지 않습니다. 법령 기준: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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