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 주제: VC 투자계약서에서 창업자가 협상해야 할 5가지 핵심 조항
▸ 핵심 결론: 1. 적격양수인 제한 — 투자자 지위를 승계할 수 있는 제3자의 범위를 벤처투자 관련 법령상 기관으로 한정해야 한다.2. 지분율 연동 일몰 조항 — 투자자 권리는 지분율에 연동하여 자동 소멸되도록 설계해야 한다.3. 투자금 용도 제한 — 사용처 유연성 확보가 경영의 핵심4. 위약벌 vs 위약금 — 이름은 비슷, 법적 효과는 전혀 다름5. Drag-along / Tag-along — 발동 요건과 최저 가격 설계가 창업자 보호의 핵심이다
▸ 실무 시사점: 시투자계약서는 받은 뒤 검토하는 문서가 아니라 텀시트(Term Sheet) 단계에서 협상하는 문서다.
▸ 작성: 권단 변호사 | DKL법률사무소 | IP·AI·엔터테인먼트 전문 (23년)
어떤 스타트업 대표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계약서 검토를 요청했더니 변호사 비용이 아까웠어요. 어차피 VC가 표준 계약서라고 했으니까요.”
6개월 후, 그 대표님은 다시 연락을 주셨습니다. 기존 투자자가 펀드 만기를 앞두고 지분을 서둘러 처분했는데, 양수인이 어떤 업체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뜻밖의 주체가 이사 지명권과 주요 경영 사항 동의권을 행사하겠다고 나타났습니다.
‘표준 계약서’라는 말은 VC 표준이라는 뜻이지, 창업자에게 표준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VC 투자계약서는 투자금이 얼마인지보다, 그 안에 담긴 조항 설계가 회사의 10년을 결정합니다. 서명 전에 반드시 협상해야 할 5가지 조항을 실무 관점에서 정리합니다.
1. 적격양수인 제한 조항 — “투자자 지위가 누구에게 승계되는가”
투자계약서에는 투자자가 보유한 우선주 지분을 제3자에게 양도할 때, 투자자로서의 계약상 권리와 의무까지 그 제3자(양수인)에게 함께 승계된다는 조항이 포함됩니다. VC·개인투자조합 등 벤처투자자가 펀드 운용 기간 중 포트폴리오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경우를 전제로 설계된 조항입니다.
원칙 자체는 합리적입니다. 투자자가 바뀌더라도 투자 구조의 연속성이 유지되어야 하니까요.
문제는 어떤 주체가 그 투자자 지위를 승계하는가입니다.
벤처캐피털 펀드의 운용 기간은 보통 7~10년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만기가 촉박해지거나 GP(업무집행조합원)가 해산 절차에 들어가면, 신속한 지분 처분이 불가피한 상황이 생깁니다. 이때 제대로 된 적격양수인 제한 조항이 없다면, 정상적인 벤처투자 생태계와 무관한 대부업체, 추심업체, 또는 단순 재무적 투자자가 투자자 지위를 그대로 인수할 수 있습니다.
결과는 심각합니다. 기존 투자자가 벤처투자자의 역할로 행사하던 이사 지명권,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한 동의권(Veto권), 주식매수청구권(Put Option) 등을 대부업체나 추심업체가 동일하게 행사하게 됩니다. 창업자를 지지해야 할 투자자가 갑자기 채권 추심의 논리로 경영에 개입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사용되는 적격양수인 조항은 이 문제의 해법으로서, 투자자가 지분을 양도할 수 있는 상대방을 다음과 같이 명확히 열거하고 제한합니다.
-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른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 및 그 운용기관
-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투자조합 및 운용기관
-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및 운용기관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금융투자업자 및 이에 준하는 금융투자기관
- 투자자의 해산·청산 등으로 법률상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되는 경우
이처럼 양수인을 벤처투자 관련 법령상의 적격 기관으로 한정함으로써, 투자자 지위가 추심·대부 목적의 주체에게 승계되는 것을 원천 차단합니다. 창업자 보호인 동시에, 건전한 벤처투자 생태계를 지키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협상 포인트: 계약서에 적격양수인 범위가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투자자의 합리적 판단에 따른 제3자”처럼 포괄적으로 기재된 조항은 위험합니다. 관련 법령 기반의 기관 유형을 명시적으로 열거하고, 회사(피투자자)의 사전 통지 수령 권한 또는 최소한의 이의 제기 절차를 병행 조항으로 삽입하는 것이 실무적 방어선입니다. 특히 투자자 펀드의 만기·해산 시점이 투자 계약 체결 시점으로부터 얼마나 남아 있는지 미리 파악해두는 것도 중요한 사전 검토 포인트입니다.
2. 지분율 연동 일몰 조항 — “투자자 권리는 영원한가”
투자자는 투자 시점에 다양한 권리를 부여받습니다. 이사 선임권,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거부권(Veto권), 사전동의권 등이 대표적입니다. 초기 투자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합리적인 권리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권리들이 후속 투자 라운드를 거쳐 해당 투자자의 지분율이 대폭 희석된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시드 단계에서 15%를 보유하며 가졌던 이사 지명권이, 시리즈 B·C를 거쳐 지분이 3%까지 줄어들었는데도 여전히 유효하다면 어떨까요? 3%의 주주가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거부권을 갖는 셈이 됩니다.
지분율 연동 일몰 조항(Sunset Clause)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장치입니다. 핵심은 투자자의 특별 권리가 일정 지분율 아래로 희석되면 자동 소멸 또는 축소되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사 지명권은 지분율이 5% 미만으로 희석될 경우 자동 소멸한다는 방식입니다.
협상 포인트: 이사 지명권, 사전동의권(Veto권), 우선매수권 각각에 대해 지분율 연동 일몰 기준을 별도로 협상하세요. 단일한 기준을 일괄 적용하는 것보다, 권리의 성격에 따라 기준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협상 결과로 이어집니다. 일몰 조항이 없다면 후속 라운드에서 신규 투자자의 조건 설계가 복잡해진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면 설득력이 있습니다.
3. 투자금 용도 제한과 실사 대응 — “이 돈은 어디에 써야 하는가”
투자계약서에는 대부분 투자금의 사용 목적을 명시하는 조항이 포함됩니다. 문제는 이 조항이 지나치게 엄격하게 설계될 경우, 창업자의 경영 유연성을 심각하게 제한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투자금은 AI 모델 개발 및 R&D 비용에만 사용한다”고 명시했는데, 시장 상황이 바뀌어 영업·마케팅에 자원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 오면 어떻게 될까요? 투자금 용도 변경 자체가 계약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고, 이는 위약벌 조항의 발동 사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실사(Due Diligence) 단계에서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VC의 실사 요청에 과도하게 광범위한 자료를 제공하면 투자 후 예상치 못한 진술·보장(Representation & Warranty) 위반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실사 과정에서 제공한 자료의 범위와 그 법적 의미를 계약서에서 어떻게 처리하는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협상 포인트: 투자금 용도는 “일반 사업 목적”으로 넓게 정의하되, 세부 사용 계획은 별도 첨부 계획서 형태로 참고용으로만 기재하는 방식을 제안하세요. 용도 변경 시 “투자자와 협의”하는 절차적 의무만 남기고, 위반으로 인한 자동적 계약 해지 조항이나 위약벌 발동 사유와 연결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4. 위약벌 vs 위약금 — 이름은 비슷해도 법적 효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 조항이 핵심입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가장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투자계약서에는 창업자가 계약상 의무를 위반할 경우 일정 금액을 지급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됩니다. 흔히 “위약금”이라고 부르지만, 법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위약금(손해배상액의 예정)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의해 기본적으로 추정되는 형태입니다. 핵심은 법원이 과다한 경우 감액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실제 손해액과 비교해 현저히 과다하면 법원이 개입해 줄일 수 있습니다.
반면 위약벌은 채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제재벌의 성격으로, 위약금과 별도로 실제 손해 배상을 추가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법원은 위약벌에 대해 민법상 감액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줄일 수 없습니다. 이는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018다248862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수의견으로 명확히 확인된 법리입니다. 위약벌이 과도하게 무거워 공서양속에 반하는 극단적 경우에만 무효가 될 수 있을 뿐, 법원이 쉽게 개입하지 않습니다.
투자계약서에 통상 포함되는 위약벌의 규모는 투자금액의 약 15% 에서 20%수준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억 원을 투자받았다면 계약 위반 시 1억 5천만 원 내지 2억원의 위약벌에 더해 실제 손해 배상 청구까지 동시에 가능해지는 구조입니다.
한 가지 더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계약서에 ‘위약금’이라는 단어를 쓰더라도 그 실질이 위약벌로 해석될 수 있고, ‘위약벌’이라고 명시했더라도 법원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명칭이 아니라 계약 체결의 경위, 손해배상과의 관계, 약정의 주된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계약서의 문안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분쟁 발생 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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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포인트: 창업자로서는 되도록 위약벌이 아닌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설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아울러 위약금 발동 사유를 구체적이고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창업자의 귀책사유 없는 경우’에 대한 면책 조항도 명확하게 반영해야 합니다. 위반 행위별로 위약금 규모를 차등 설계하는 방식도 유효한 협상 전략입니다.
5. 창업자 보호 조항 — Drag-along과 Tag-along을 올바르게 설계하라
마지막으로 M&A 또는 지분 매각 시점에 창업자의 이익을 지키는 두 가지 조항입니다. 이 두 조항은 이름이 비슷하지만,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Tag-along(공동매도참여권)은 투자자 보호 장치입니다. 창업자가 제3자에게 지분을 매각할 때, 투자자도 동일한 조건으로 함께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나도 같은 조건으로 팔겠다”는 권리로, 거의 모든 투자계약서에 포함되는 표준 조항이며 창업자 입장에서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Tag-along이 발동되는 기준 지분율(예: 창업자 보유 지분 일정 비율 이상 처분 시 발동)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협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Drag-along(동반매도요구권)은 성격이 다릅니다. 투자자가 자신의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때, 창업자 등 다른 주주도 동일한 조건으로 강제 매각에 동참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당신도 같이 팔아야 한다”는 권리입니다. 이 조항은 시드·시리즈A 단계 계약서에는 드물게 포함되지만, 시리즈C 이후로는 상당한 빈도로 등장합니다.
Drag-along은 경우에 따라 창업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M&A 또는 청산이 강제될 수 있어, 창업자 보호 관점에서 매우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
협상 포인트: Drag-along 조항에는 반드시 다음을 협상하세요.
첫째, Drag-along이 발동되기 위한 의결 요건을 엄격하게 설정합니다. 전체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 또는 창업자 동의를 전제 조건으로 포함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둘째, Drag-along 발동 시 창업자가 수령할 매각 대가의 최저선(Floor Price)을 미리 약정합니다. 이 장치가 없으면 투자자의 이익 실현을 위해 창업자가 현저히 낮은 가격에 지분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셋째, 창업자의 비경쟁 의무 기간 및 손해배상 조항과 Drag-along 발동이 연동되지 않도록 설계합니다.
Tag-along의 경우, 창업자 본인도 M&A 시점에 자신의 지분을 동일 조건으로 매각할 수 있는 역방향 Tag-along 조항을 추가 협상하는 것이 창업자 보호의 실질적인 수단이 됩니다.
마치며 — 투자계약서는 “받은 후 검토”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텀시트(Term Sheet) 단계, 즉 투자 조건의 핵심이 담긴 의향서를 받는 순간부터 협상은 시작됩니다. 이 단계에서 핵심 조항의 방향을 잡지 못하면, 정식 계약서 단계에서는 협상 여지가 현저히 좁아집니다.
첫 번째 투자계약은 특히 중요합니다. 후속 투자자들은 종종 “이전 계약에 적용된 조건이니 우리도 동일하게”를 요구합니다. 처음의 계약 설계가 다음 라운드의 기준이 됩니다.
위에서 설명한 5가지 조항 중 하나라도 놓치면, 회사의 경영권이나 지분 구조에 예상치 못한 족쇄가 채워질 수 있습니다. 투자금을 받기 위해 계약서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10년을 설계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시기 바랍니다.
DKL법률사무소는 AI스타트업·테크스타트업의 VC 투자계약 검토 및 협상 전략 수립을 지원합니다. 텀시트를 받으셨다면, 서명 전에 전문가와 먼저 검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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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대한 정확한 법률 판단은 전문가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권단 변호사 작성. DKL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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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단 변호사 | DKL법률사무소 | IP·AI·엔터테인먼트 전문 (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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