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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주제: VC 투자 지분 헐값 매각 후 대부업체의 위약금 청구 — 스타트업 방어 사례

핵심 결론: 투자계약상 권리는 주식과 함께 자동 이전되지 않는다. '적격 양수인' 조항이 없으면 어떤 제3자도 투자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실무 시사점: VC 투자계약 체결 시 적격 양수인 범위 제한 조항은 협상 필수 항목이다.

▸ 작성: 권단 변호사 | DKL법률사무소 | IP·AI·엔터테인먼트 전문 (23년)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전부 승소)


먼저, 이 이야기가 당신과 무관하지 않은 이유

스타트업이 VC로부터 투자를 받으면 투자자와의 관계는 그 회사의 성장과 함께 이어집니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조금 다른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VC 투자 펀드에는 운용 기간이 있습니다. 보통 5~10년입니다. 펀드 만기가 다가오면 운용사는 포트폴리오를 정리해야 합니다. IPO도 M&A도 안 된 투자 건, 특히 이미 청산 단계에 접어든 스타트업의 지분은 시장에서 거의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결국 헐값에 — 때로는 수십억 원짜리 투자 계약이 단돈 100만 원에 — 제3자에게 넘어갑니다.

문제는 그 제3자가 누구냐입니다.

금융투자기관이라면 괜찮습니다. 그들은 스타트업의 사정을 압니다. 하지만 그 지분이 대부업체채권추심 전문 회사 손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들의 목적은 스타트업의 성장이 아닙니다. 투자계약서 안에서 위반 사항을 찾아내 위약금을 청구하는 것, 그게 수익 모델입니다.

이 사건은 바로 그런 구조에서 시작됐습니다.


사건의 배경: 100만 원 → 수억원 청구

AI·콘텐츠 기술 분야 스타트업 A사는 0000년, VC 펀드로부터 ?억 원을 투자받으며 전환상환우선주 000주를 발행했습니다. 계약서에는 통상적인 VC 투자 조항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투자금의 사용 용도 제한,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투자자 사전 동의·통지 의무, 위반 시 위약벌과 위약금.

수년 후 사업이 어려워지자 A사는 주주총회를 거쳐 해산과 청산을 완료했습니다.

그 무렵, VC 펀드의 운용 기간이 종료되었고 펀드는 보유 지분 정리에 나섰습니다. 이미 청산된 회사의 주식이었으니 정상적인 거래는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그 지분은 대부업체(B사)에 단돈 100만 원에 매도됐습니다.

B사는 주식을 인수한 직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우리는 VC 펀드의 모든 투자계약상 권리를 승계받았다. A사는 투자금을 정해진 용도 외로 사용했고, 해산 시 우리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다. 위약벌과 위약금, 합계 수억 원을 지급하라.”

100만 원에 사들인 지분으로 수억원을 청구한 것입니다. 이미 청산까지 마친 법인과 대표이사 개인을 동시에 피고로 세웠습니다.

DKL법률사무소가 A사와 대표이사의 소송대리인을 맡았습니다.


DKL의 전략: 계약서를 처음부터 다시 읽다

소장을 받은 순간, 많은 의뢰인이 패닉에 빠집니다. 3억이 넘는 금액, 개인 책임까지 묶인 상황, 상대방의 공격적인 주장. 하지만 법률 분쟁에서 감정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계약서를 정밀하게 다시 읽는 것입니다.

DKL은 투자계약서 원문 전체를 처음부터 분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세 개의 방어선이 발견됐습니다.


제1방어선 — “B대부업체는 애초에 투자계약상 권리를 가질 수 없다”

투자계약서 제00조 제0항. 이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었습니다.

이 조항은 VC 펀드가 보유 주식의 30% 이상을 제3자에게 매도할 경우, 계약상 권리·의무가 그 제3자에게 승계된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제3자’의 정의였습니다. 조항은 대상을 명확히 한정하고 있었습니다.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 및 그 운용기관, 한국벤처투자조합 및 그 운용기관,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및 그 운용기관, 자본시장법에 따른 금융투자업자 및 집합투자기구 및 이에 준하는 금융투자기관

한마디로, VC에 준하는 정식 금융투자기관만이 투자계약상 지위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이 조항이 바로 스타트업을 보호하기 위한 ‘적격 양수인 제한 조항’입니다.

B대부업체는 등록 대부업체입니다. 금전대부와 채권추심이 사업 내용입니다.

DKL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조회 결과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업자 인가 현황 자료를 증거로 제출해 B사가 위 어떤 요건에도 해당하지 않음을 증명했습니다.

결론: B대부업체는 투자계약상 권리를 승계받지 못했다. 따라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법원은 이 논리를 받아들였습니다. “이 사건 투자계약에 정한 권리는 주주에게 일반적으로 부여된 권리가 아니라 이 사건 투자계약에 따라 피고들이 약정한 것이므로, 주식의 양도로 해당 권리가 부수적으로 원고에게 이전된다고 할 수 없다.”


제2방어선 — “투자금을 약정 위반으로 사용한 사실이 없다”

B대부업체는 A사가 0000년 0월 D금융투자에 ?억 원을 이체한 것을 ‘주식 투기’로, 대표이사에게 수천만 원을 지급한 것을 ‘사적 유용’으로 규정해 투자금 용도 위반을 주장했습니다.

DKL은 각각에 대해 반박했습니다.

?억 원 이체 건: A사의 0000회계연도 재무제표에는 주식 취득 내역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수익증권 취득으로 기재돼 있었고, 외부 회계감사법인은 해당 재무제표에 ‘적정’ 의견을 냈습니다. 결정적으로, VC 펀드 자신이 2년간 두 차례 직접 실사를 진행했음에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수천만 원 지급 건: 대표이사는 회사 설립 후 상당 기간 급여를 실제로 수령하지 않고 회사 장부에 가수금으로 처리해 온 사실을 세무신고 자료와 회계처리 내역으로 입증했습니다. 이는 회사에 대한 사실상의 대여이며, 그 정산으로 지급된 금액입니다. 투자계약도 인건비 사용을 허용하고 있었습니다.

법원 판단: 투자금 용도 위반 불인정.


제3방어선 — “해산 관련 의무는 이미 소멸해 있었다”

설령 모든 것을 양보하더라도 — B대부업체가 투자계약상 권리를 가진다고 가정하더라도 — 문제가 되는 조항은 이미 효력이 없었습니다.

투자계약 제00조 제0항은 VC 펀드의 지분율이 10% 미만이 되면, 해산·경영사항 동의와 통지 의무를 규정한 제3장 전체가 종료된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VC 펀드가 보유 주식 100%를 B대부업체에 매도한 0000년 12월, 지분율은 0%가 됐습니다. 그 순간 해당 조항들은 자동 소멸했습니다. A사가 해산 결의를 한 것은 0002년 3월 — 조항이 사라진 지 이미 15개월이 지난 후였습니다.


결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원고의 주위적 청구 전부 기각, 예비적 청구 각하·기각을 선고했습니다. B대부업체는 청구한 수억 원 전액에서 1원도 받지 못했고, 소송비용 전부를 부담하게 됐습니다.

원고는 약 1년 6개월간 청구취지를 변경하고 주장을 추가하며, 변론 기일 전날마다 새 서면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소송을 이어갔습니다. DKL은 매 기일 일관된 방어 논리를 유지했고,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우리의 3중 방어선을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실무 시사점: 투자받기 전에 반드시 챙겨야 할 것들

이 사건은 스타트업 법률 실무에서 자주 간과되는 두 가지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보여줍니다.

① VC 펀드 만기와 ‘투자자 교체’ 리스크를 미리 인식해야 합니다

VC 투자는 영속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펀드에는 만기가 있고, 만기가 되면 포트폴리오를 정리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이 성공하면 IPO나 M&A로 exit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지분은 헐값에 제3자에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 제3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스타트업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이 문제를 방지하는 핵심 장치가 바로 ‘적격 양수인 제한 조항‘입니다. 이 사건에서 A사를 살린 것도 이 조항이었습니다. 투자계약 협상 단계에서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는 조항입니다.

[적격 양수인 제한 조항 핵심 요소]
① 투자자가 지분을 양도할 수 있는 제3자의 범위를 명시적으로 한정할 것
   (VC, 창투사,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기관 등으로 제한)
② "이에 준하는 금융투자기관" 문구는 해석 분쟁 소지가 있으므로
   가능하면 구체적인 법령 명칭으로 열거할 것
③ 적격 요건을 갖추지 않은 양수인에게 양도 시 회사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조항을 추가로 삽입할 것

② 이미 대부업체 등 비적격 투자자로 교체됐다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

아직 투자 전이라면 위 조항을 챙기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이미 대부업체나 채권추심 회사가 투자자로 교체된 상황이라면, 다음 대응이 필요합니다.

첫째, 현재 살아있는 계약 조항이 무엇인지 즉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지분율 연동 일몰 조항이 있다면, 이미 소멸된 의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직 유효한 의무 조항을 파악해두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위반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둘째, 주요 경영사항 결정 전에 반드시 서면 통지 또는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대부업체로 투자자가 바뀐 후에도 계약상 동의 또는 통지 의무가 살아있다면, 이를 이행한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몰랐다”는 변명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내용증명, 이메일, 카카오톡 공식 채널 등 수신 확인이 가능한 방법으로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셋째, 상대방이 ‘권리 승계’를 주장한다면 계약서의 적격 양수인 조항부터 확인하십시오. 이 사건에서 B대부업체의 모든 청구가 무너진 것은 결국 이 한 조항 때문이었습니다. 계약서 어딘가에 적격 범위 조항이 있다면, 그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VC 투자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거나, 투자자 교체 이후 분쟁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면 지금 바로 법률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비슷한 상황이시라면, 조기 법률 검토가 결과를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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