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v 저작권침해

표절 v 저작권침해 _ 출처 : pixabay.com

아이러브캐릭터 2017년 5월호 칼럼

제목 : 표절과 저작권침해(전략삼국지 v 슈퍼삼국지 사건)

  1. 사례

원고는 ‘전략삼국지’라는 일본 만화 저작권자와 일본 출판사로부터 한국어판 독점 출판권을 설정 받아 한국어판을 출판하고 있었다. 그리고 피고는 그 후 국내 만화작가가 저작한 ‘슈퍼삼국지’라는 만화책을 출판하고 있었다.

그런데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슈퍼삼국지’가 ‘전략삼국지’의 등장인물과 배경 및 대화내용 등의 구체적표현을 그대로 모방하거나 약간 변형하여 작성하여 출판된 것이므로 원고의 ‘전략삼국지’에 대한 출판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판매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전략삼국지’나 ‘슈퍼삼국지’ 모두 중국의 ‘삼국지연의’를 기초로 한 별개의 2차적저작물이고 캐릭터의 외모, 그림체 색상 등 구체적인 표현이 달라 양 작품이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아 출판권침해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이에 대하여 1심은 출판권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하였으나 2심은 ‘슈퍼삼국지’의 30% 이상 분량 컷에 있어서 컷 내의 묘사 및 배치가 ‘전략삼국지’를 모방하여 제작한 것으로 보아 부분적으로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므로 출판권침해로 본다고 판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대법원에 상고를 하였다.

  1. 쟁점

 

(1) 출판권 침해 판단기준

 

(2) 전략삼국지와 슈퍼삼국지의 동일성 여부

 

(3) 원저작권자의 2차적저작물작성권 침해 여부

 

이 사례는 대법원 2005. 9. 9. 선고 2003다47782 판결 및 그 파기환송 항소심 판결을 기초로 한 것입니다.

  1. 해설

 

(1) 출판권 침해 판단 기준

 

위 사건에서 대법원 “저작권법 제54조 소정의 출판권은 저작물을 복제ㆍ배포할 권리를 가진 자와의 설정행위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저작물을 원작 그대로 출판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 권리인바, 제3자가 출판권자의 허락 없이 원작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과 동일성 있는 작품을 출판하는 때에는 출판권 침해가 성립된다 할 것이지만( 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1도3115 판결 참조), 원작과의 동일성을 손상하는 정도로 원작을 변경하여 출판하는 때에는 저작자의 2차적저작물작성권 침해에 해당할지언정 출판권자의 출판권 침해는 성립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여,

출판권 침해의 경우에는 양작품 사이에 일반적 저작권침해 판단 기준인 ‘실질적 유사성’ 정도가 아닌 ‘동일성’이 있어야 침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글과 그림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만화저작물에 있어서 원작과 제3자가 출판한 작품과의 동일성 여부는 글과 그림의 표현형식, 연출의 방법(이야기의 전개순서에 따라 글과 그림으로 구성되는 개개의 장면을 구상하고 그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지면을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칸으로 분할하며 그 분할된 해당 칸에 구상한 장면을 배열하는 것)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만화저작물의 동일성 여부 판단은 ‘글과 그림’ 또는 ‘연출방법’이라는 만화의 구성요소 중 일부가 동일한지 여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의 구성요소 각각의 동일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기준을 설정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위 만화저작물들을 서사만화로 분류한 뒤 구성요소로 ‘스토리’, ‘그림’, ‘연출방법’ 3가지 구성요소로 분류하여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였다.

스토리라 함은 ‘이야기의 전체적인 진행, 설명어구, 인물들 사이의 대화’로 이루어지고, 그림은 ‘캐릭터와 배경’을 의미하고, 연출방법은 ‘이야기의 전개 순서에 따라 글과 그림으로 구성되는 개개의 장면을 구상하고 그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지면을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칸으로 분할하며, 그 분할된 칸에 구상된 장면을 배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시하였다.

(2) 전략삼국지와 슈퍼삼국지의 동일성 여부   

  • 스토리의 동일성 여부

법원은 ‘전략삼국지’와 ‘슈퍼삼국지’ 모두 중국의 고전인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그 소토리의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처럼 2차적저작물이 이미 모든 사람의 공유에 속하는 저작물을 이용하여 작성된 경우에는 그 주제나 사건내용 및 전개과정 등 스토리는 이미 만인의 공유에 속하는 부분이므로 동일성 또는 실질적 유사성 여부를 판단하는 요소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스토리가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은 종합적 고려 대상에서 배제하여야 하므로 출판권침해의 근거가 될 수 없다.

  • 그림의 동일성 여부

법원은 양작품에 등장하는 유비, 관우, 장비, 조조 등 캐릭터들의 얼굴형, 복장, 표장 등이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독특하고, 배경그림도 ‘전략삼국지’는 대강의 윤곽만 스케치 형식으로 간략히 표현된 반면, ‘슈퍼삼국지’는 하나하늬 배경이 보다 정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캐릭터나 배경 그림의 표현형식에 있어 ‘전략삼국지’는 약화체로 표현되어 있고 흑백의 단색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슈퍼삼국지’는 사실체로 표현되어 있고 컴퓨터그래픽채색작업을 이용하여 명암, 입체감 등을 부가하여 생동감있게 표현하고 있어 양작품의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연출방법의 동일성 여부

‘슈퍼삼국지’의 약 30% 가량의 전부 또는 일부 컷에 있어서의 말풍선 내의 대사의 흐름, 대사를 끊어주는 시점, 컷의 구성, 배치, 인물의 표정과 주변 묘사 등이 ‘전략삼국지’와 유사하지만, 이와 같이 유사한 부분들도 구체적으로 들어가 살펴보면 컷의 크기나 모양 개수 등에 있어서 약간 차이가 있다

종합적으로 양작품의 동일성 여부를 판단해 보면, 스토리와 연출방법에 있어서는 양작품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부분이 많으나, 스토리의 동일성 여부는 모두 ‘삼국지연의’의 2차적저작물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인 점, 양작품의 주요캐릭터들의 구체적 표현이 확연히 다르고 배경과 묘사방식, 색채가 다른 점, 연출방법도 구체적인 컷의 외형의 동일성은 인정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양작품은 출판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동일성 있는 작품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3) 원저작권자의 2차적저작물작성권 침해 여부

위 사건은 일본 원저작권자가 소송을 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출판권자가 출판권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한 사건이다.

그래서 출판권 침해 여부만을 판단하여 양 작품의 실질적 유사성은 일부 인정되지만 동일하다고 볼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가 패소한 것이다.

그런데 위 대법원 판례가 지적하였듯이 ‘원저작권자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침해’를 청구원인으로 하여 일본 원저작권자가 직접 소송을 제기하였다면 양작품의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는 해당 일부 부분에 대하여서는 저작권침해가 될 수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사건이다.

위 판결은 서사만화의 구성요소, 출판권침해와 2차적저작물작성권의 침해의 차이점에 대하여 중요한 판단기준을 제시해준 의미있는 판결이지만, 그림 표현이 다르고 연출방법의 상당 부분이 동일한 경우에는 출판권침해가 아닌 원저작권자의 2차적저작물작성권 침해가 사안에 따라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끝. 2017. 4. 20. 법무법인(유)한별 권단변호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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