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시티권 변호사] 퍼블리시티권, 한류와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하여 다시 생각할 시점이다.

글 / 권단변호사
발명특허
2014년 9월호+10월호

퍼블리시티권과 한류 창조경제

최근 국내 법원에서 종전과 달리 연예인들의 퍼블리시티권을 부인하는 하급심 판결들이 연이어 내려지고 있다. 판결의 주된 이유는 성문법이나 관습법이 없는 이상 독점 배타적인 성격을 갖는 퍼블리시티권이라는 개념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작년 코트라는 ‘유럽 한류와 국가 브랜드 조사’를 통해 한-유럽연합 FTA는 3921억원의 효과를 유발한 반면 한류는 유럽에서 6656억원의 효과를 유발했다고 발표하였으며,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서 ICT 분야와 한류를 바탕으로 한 문화콘텐츠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제는 한류와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퍼블리시티권에 대하여 우리 스스로 내부적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1.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세계 각국의 태도

퍼블리시티권은 사람이 그가 가진 성명, 초상이나 기타의 동일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1953년 미연방 제2항소 법원이 Haelan Laboratories, Inc. v. Topps Chewing Gum, Inc. 사건에서 프라이버시권과 별개로 “얼굴이 잘 알려진 유명인들도 자신의 초상을 통한 광고의 수익에서 일정한 보상을 받을 수 없다면 피해를 본 것”이라고 최초로 판단하여 재산권으로서의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한 이후 대부분의 주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입법 또는 판례로 인정해오고 있다.

일본은 퍼블리시티권을 규정한 성문법은 없으나, 최고재판소에서 퍼블리시티권에 대하여 독립한 재산권이 아닌 인격권의 한 내용으로 판단하고 있다. 소위 ‘핑크레이디 사건’에서 초상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오로지 고객흡인력의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만 인격권의 한 내용인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법상 위법으로 된다고 판단하면서 표현의 자유, 언론 및 출판의 자유라는 헌법상 기본권과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소위 ‘경주마 사건’에서는 고객흡인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적 요소가 아닌 물건에 대하여서는 그 소유자의 퍼블리시티권을 부정함으로써 퍼블리시티권을 인격권의 한 내용으로 파악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법령상 근거 없이 불법행위책임을 쉽게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독일에서는 퍼블리시티권이라는 개념 자체는 인정하고 있지 않고, 저작권과 인접보호권에 관한 법률(KUG) 제22조 이하에서 초상의 보호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성명은 독일 민법 제12조의 성명권에 의하여 보호되나, 초상, 성명 이외의 개인의 자기동일성 요소에 대하여서는 법원의 판단에 맡겨져 있었다. 독일 판례는 각 사안에 따라 개개인의 상업적 가치를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훼손하는 경우에 대하여서는 ‘일반적 인격권’이라는 개념을 발전시켜 보호해 왔으며, 일반적 인격권은 독일 기본법 제1조 및 제2조에 기초한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으로 간주해오다가 연방대법원이 일반적 인격권을 독일 민법 제823조 제1항의 불법행위법 일반규정의 기타의 권리에 포섭되는 것으로 승인하였다. 개인의 자기동일성의 상업적 이용 권리에 대한 침해는 일반적 인격권 위반이 될 경우 불법행위로 포섭되어 보호될 수 있다. 독일에서는 일반적 인격권의 양도, 상속을 인정하지 않으나, 이용허락이라는 개념으로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퍼블리시티권이 별도로 입법화되어 있지 않았는데 2013년 7월 영국대법원은 세계적인 팝스타 리하나가 영국 의류 브랜드 탑샵이 허락 없이 리하나의 사진이미지를 티셔츠에 인쇄하여 판매한 것에 대하여 “허가 없이 리하나 이미지가 인쇄된 티셔츠를 판매하는 것은 사칭(passing off)하는 것과 동일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그녀가 자신의 명성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라고 판단하여 최초로 퍼블리시티권과 유사한 권리를 인정하는 판결을 하였다.

2.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우리나라 판례의 대립

우리나라 역시 퍼블리시티권을 규정한 법률은 없으나, 판례는 ‘유명 스포츠 선수의 성명, 초상 등에 대하여 형성된 경제적 가치가 이미 광고업 등 관련 업계에 널리 인정되고 있으므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민법상의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이와 같이 보호되는 한도 내에서 위 선수가 자신의 성명, 초상 등의 상업적 이용에 대하여 배타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권리를 퍼블리시티권으로 파악하기 충분하며, 이는 위 선수의 인격으로부터 파생된 것이기는 하나 그 선수의 인격권과는 독립된 별개의 재산권이다“라고 인정한 판결 및 그와 유사한 판례들과 ’퍼블리시티권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인정할 필요성은 수긍할 수 있으나, 성문법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법률, 조약 등 실정법이나 확립된 관습법 등의 근거 없이 필요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물권과 유사한 독점, 배타적 재산권인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며, 퍼블리티시권의 성립요건, 양도 및 상속성, 보호대상과 존속기간, 침해가 있는 경우의 구제수단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법률적인 근거가 마련되어야만 비로소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반대하는 입장의 판례들이 현재 대립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배용준, 보아, 소녀시대 등 톱스타 55명이 포털사이트들이 자신들의 이름이 들어간 온라인 쇼핑몰 광고 등을 방조하여 퍼블리시티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소송에 대하여 2014년 7월 24일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지 않았고, 공효진이 자신의 사진과 이름을 허락 없이 사용한 미용실 상대로 제기한 퍼블리시티권 소송에서도 역시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지 않는 등 퍼블리시티권을 부정하는 판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 또는 부정경쟁행위 해당 여부

성문법 국가인 우리나라의 법체계상 퍼블리시티권의 범위 및 요건 등에 관하여 일반 불법행위의 한 유형에 포함시키는 대법원 판례가 확립되거나 아니면 퍼블리시티권을 명문 규정으로 입법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혼돈과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법률체계 하에서도 굳이 퍼블리시티권이라는 독립된 재산권을 인정해달라고만 청구하는 것보다는 대법원에서 인정하고 있는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에 대한 침해를 불법행위로 구성하는 법리’나 2014. 1. 31. 새로 도입, 시행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에서 규정하고 있는 보충적 일반 부정경쟁행위 유형인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포섭하여 청구한다면 연예인들의 초상 등에 대한 상업적 이용 권리를 사안 별로 인정받을 수도 있는 여지가 있으므로, 퍼블리시티권 보호 규정의 제정이나 대법원 판례 선고 전까지는 위와 같은 주장을 통해 퍼블리시티권을 보호받으려는 노력을 퍼블리시티권 주장과 함께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4. 한류와 창조경제 그리고 독립된 퍼블리시티권 보호와 이용활성화를 위한 입법의 필요성

하지만 위와 같이 퍼블리시티권을 독립된 권리로 보호하지 않고 일반 불법행위의 한 유형에 포섭하여 인정하거나, 부정경쟁행위의 한 유형으로 포섭하여 보호한다고 한다면 결국 법원에 의하여 개별적인 케이스마다 해당 불법행위 또는 부정경쟁행위의 요건에 해당되는지를 판단 받아봐야 결과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므로, 퍼블리시티권에 대하여 권리 보유자 및 사용자 모두에게 예측가능성과 신뢰보호를 줄 수 없다는 점에서 완전한 해결책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과도기적인 해결책으로만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한류로 인한 해외에서의 국가 및 한국 기업 브랜드의 이미지 상승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와 한류 스타의 초상 등을 활용한 각종 상품화권 사업, 광고 및 컨텐츠 문화 산업의 시장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한류 스타의 본국인 우리나라에서조차 한류 스타의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면, 해외 시장에서의 한류 관련 사업에서의 권리 보호를 주장하거나 인정받기가 어려울 것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서 ICT 기술과 융합한 문화 콘텐츠 사업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면, 예를 들어, 애플리케이션에서 스타 캐릭터나 이미지를 독특하고 창의적인 형태로 이용하는 방법 발명, 홀로그램 기법을 통한 스타 이미지의 드라마, 콘서트 영화에서의 출연 방법 관련 기술, 한류 드라마 장면 화면에서 클릭을 통해 바로 해당 스타가 착용한 액세서리와 의류를 쇼핑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관련 특허발명 등처럼 퍼블리시티권과 관련이 있는 기술 방법과 발명을 할 경우처럼 ICT 기술의 개발 및 이용과 관련된 퍼블리시티권의 보호범위와 이용 조건 등을 규율할 구체적이고 조화로운 입법이 시급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창조적 벤처사업가들이 게임, 미디어, 전자상거래 등 ICT 분야에서 한류 스타들의 퍼블리시티권을 활용한 기술과 발명 등 사업 아이디어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때 퍼블리시티권이 오히려 발목을 잡지 않도록 퍼블리시티권의 양도 및 이용허락, 조건 등에 관하여 독립된 “퍼블리시티권 보호 및 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가칭)”의 제정을 통하여 보호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아래 이용이 활성화 되도록 하여 스타, 기획사, 소비자, 사업가 모두가 윈 윈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본다.

퍼블리시티권에 대한 세계 최초의 독립적 법률 제정으로 한류 및 창조경제의 성공에 퍼블리시티권과 ICT 기술이 융합하여 이바지 할 수 있는 때가 조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끝. 2014. 9. 4. 법무법인(유) 한별 권단 변호사 작성. 2014. 10. 8. 한국발명진흥회 “발명특허” 9월호 + 10월호 IP FOCUS 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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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권 변호사]퍼블리시티권, 한류와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하여 다시 생각할 시점이다
Date

2014년 10월 8일

Category

기고,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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