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캐릭터와 저작권경영

글/ 엔터테인먼트 전문 권단 변호사(http://danipent.com/)

아이러브캐릭터 2015년 12월호 칼럼

2015. 11. 17.

권단변호사가 아이러브캐릭터 2015년 12월호에 “마블캐릭터와 저작권경영”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칼럼입니다.

1. 마블사의 변천과 위기

마블캐릭터정리

[이미지출처 및 저작권 : thegeektwins.com]

마블사는 1940년대 마블 만화 출판 사업으로 시작하였다. 1960년대에 스파이더맨, 엑스맨 등의 인기를 바탕으로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어벤져스, 판타스틱4 등의 텔레비젼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흥행을 성공하면서 마블사는 성장을 하였다.

그러나 마블사 사업의 기본인 출판 만화 시장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마블사는 결국 1989년 파산 보호 신청을 하게 되었다. 마블사는 회생을 위하여 가지고 있던 수많은 캐릭터 중 A급에 해당하는 캐릭터에 대한 판권을 처분할 수 밖에 없었다.

소니픽쳐스에는 스파이더맨에 대한 영화판권을, 20세기 폭스사에는 엑스맨, 판타스틱4의 영화판권을, 유니버설 픽쳐스에는 헐크 영화판권을 양도하는 등 마블사가 보유 중이었던 캐릭터들 중 A급 캐릭터들의 영화판권을 모두 처분할 수 밖에 없었다.

마블사는 영화판권 처분으로 자금을 일부 마련할 수 있었지만, A급 캐릭터의 처분 때문에 오히려 마블사의 주가는 1달러대로 추락하였고, 회사는 결국 부도 위기에까지 직면하게 되었다.

2. 스파이더맨과 엑스맨 등 마블사가 처분한 캐릭터 영화의 대성공

그런데 마블사가 소니픽쳐스사에 처분한 스파이더맨 영화판권을 가지고 소니픽쳐스가 제작한 2002년의 스파이더맨 영화가 세계적 대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소니픽쳐스는 영화상영수입으로 8억 2천만 달라, DVD 판매로 700만 달라의 수입을 거두었다.

스파이더맨1

[이미지출처 : 나무위키, 저작권 : 소니 픽처스]

마블사는 스파이더맨 영화판권은 소니픽쳐스에 양도하였지만, 스파이더맨 캐릭터에 대한 게임, 음악, 장난감 등 라이선스 권한은 양도를 하지 않았으므로, 스파이더맨 영화가 대성공을 거두게 됨에 따라서 안정적인 저작권 로열티 수입을 부가적으로 얻게 되어 부도의 위기에서 탈출하게 된다.

하지만, 소니픽쳐스가 영화상영으로 위와 같이 몇 억달라의 수입을 올린 반면, 마블사는 단지 2,500만달라 정도의 수익만 배분받았다.

2004년 소니픽쳐스가 개봉한 스파이더맨2도 세계적 흥행 성공을 하였지만, 마블사의 수입은 1,000만달라에 불과하였다.

더욱이 소니픽쳐스 뿐 아니라 마블사의 다른 캐릭터 영화판권을 가져간 20세기 폭스사도 엑스맨과 판타스틱4 등 영화의 흥행을 성공시켰는데, 마블사는 자신이 양도해버린 캐릭터 영화들의 성공으로 인한 이득을 누리지 못하고 쳐다 볼 수 밖에 없었다.

마블사도 아직 처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던 캐릭터들을 가지고 영화 제작을 하고 싶었으나, 라이선스 수입으로 벌어들인 수익만으로는 막대한 제작비가 소요되는 영화 제작을 엄두내지 못하였다.

3. 8,000개 B급 캐릭터 담보로 한 저작권 금융 성공과 아이언맨의 대성공

마블사는 영화 제작 사업의 진출을 고민하다가, 2005년 메릴린치사로부터 마블사가 당시 보유 중이었던 B급 캐릭터 8,000개를 담보로 하여 5억 2천만달라를 대출받는데 성공하여 영화제작을 위한 회사인 마블스튜디오사를 설립하였다.

마블캐릭터

[출처 : 시티저널, 저작권자 : 마블엔터테인먼트]

마블사는 위 대출 자금을 자본으로 하여 소니픽쳐스나 20세기폭스사와 같은 영화 제작, 배급 사업 진출은 선언하게 되었다.

메릴린치사가 마블사에게 위와 같이 막대한 자금 대출을 승인하게 된 배경은 기존에 소니픽쳐스 및 20세기폭스사가 마블사로부터 양수받은 캐릭터 한 두개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마블사가 처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던 엄청난 수의 캐릭터들의 잠재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마블스튜디오가 위와 같이 캐릭터들을 담보로 대출받은 돈으로 제작한 첫 번째 영화가 바로 2008년 상영된 아이언맨이다. 아이언맨은 알다시피 전세계적인 흥행 성공을 하였고, 마블사는 아이언맨 영화 수입만으로 1억달라 이상을 벌었다.

출처 : 마블
출처 : 마블

[출처 : 마블닷컴, 저작권자 : 마블사]

4. 디즈니사의 마블사 40억달라 인수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디즈니사는 마블사의 엑스맨 영화 성공을 보고 마블사를 40억 달라에 인수하기로 결정한다. 디즈니사의 막대한 자금 투자로 마블사는 보유하고 있던 방대한 캐릭터들을 연계하여 지속적인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된다.

Marvel Cinematic Universe 즉 MCU는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마블 캐릭터 기반 영화, 단편 만화와 드라마를 포함하는 공통의 세계관을 의미한다.

특정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이 아닌 마블 회장을 필두로 하는 위원회가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 플롯을 미리 기획한 후 각 단계의 영화를 감독에 맡겨 영화를 제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MCU는 마블 코믹스 원작 영화를 통칭하는 것이 아니라 마블에게 판권이 있는 캐릭터 주연의 영화들이 공유하는 세계관을 일컫는 말이고, 현재 3단계 영화 제작 진행 중이며 2028년까지 제작할 영화의 진행 플롯까지 준비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마블스튜디오는 2008년 아이언맨 이후,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2, 토르 천둥의 신, 퍼스트 어벤져, 어벤져스, 아이언맨3, 토르 다크월드,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앤트맨까지 7년 동안 영화 누적 수입이 90억 달라에 이르러 2015년 기준 전세계 영화 시리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였다.

디즈니사는 40억 달라에 마블사를 인수하였지만 이미 2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였으니 대단한 성공이라고 할 것이며, 메릴린치로부터 캐릭터들을 담보로 대출한 금액에 비하면 무려 18배 이상의 수입을 올린 것이다.

5. 마블사의 캐릭터 저작권 경영 전략의 성공 요인과 시사점

주가가 1달라로 추락하여 부도 위기에 처했던 마블사가 그나마 회생의 기회를 잡게 된 것은 스파이더맨 영화의 성공 때문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마블사는 파산의 위기에 처했을 때도 소니픽쳐스에 스파이더맨 캐릭터에 대한 모든 저작권을 양도한 것이 아니라 스파이더맨 캐릭터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 수 있는 2차적저작물작성권 즉 영화판권만 양도하였다는 점에 주목을 해야 한다.

물론 스파이더맨 캐릭터에 대한 일체의 저작권을 양도하는 것이 영화판권만 양도하는 것보다 돈을 더 받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마블사가 요구한 것인지 소니픽쳐스사가 요구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마블사는 스파이더맨 캐릭터에 대한 상품화사업권 등 라이선스 권한을 유보하였고, 소니사가 만든 영화가 성공하자 부수적으로 라이선스 사업 진행으로 인한 안정적 저작권 수입을 올리게 되어 회생의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는 마블사가 캐릭터 저작재산권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저작권계약을 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캐릭터 저작재산권은 복제권, 전시권, 공연권, 대여권, 배포권, 공중송신권 그리고 2차적저작물 작성권 7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마블사는 7개의 저작권 중 2차적저작물작성권, 그 중에서도 영화판권만 양도한 것이다.

즉 저작재산권을 전부가 아니라 일부만 양도할 수 있다는 점을 잘 활용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일부 중에서도 2차적저작물의 대상을 영화로 한정하고 게임 등 다른 2차저저작물작성 분야는 양도하지 않았다.

마블사가 2번째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은 메릴린치사로부터 캐릭터 담보 대출을 받은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캐릭터에 대한 저작재산권이라는 권리를 담보로 대출 받은 것이다.

캐릭터 저작권자로서 캐릭터저작권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과거에는 통상 2가지로 밖에 생각을 못하였다. 보유하고 있는 캐릭터 저작권을 양도하고 돈을 받는 방법, 아니면 캐릭터 저작물에 대한 이용을 허락하고 로열티나 일시불로 돈을 받는 방법 2가지이었다.

그런데 마블사는 캐릭터 저작권을 양도하거나 이용허락한다는 전통적인 계약 관념에서 탈피하여, 캐릭터 저작권을 담보로 하여 돈을 융통하는 전략을 수립하여 성공하였다. 물론 스파이더맨과 엑스맨 등 영화의 성공으로 자금 회수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전략 수립이 가능하였을 것이다.

마블사도 파산보호신청에 들어갈 당시에는 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보유하고 있던 캐릭터 저작재산권 중 일부인 영화판권을 영화사들에게 양도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메릴린치에 대하여서는 저작재산권을 양도하는 식으로 포기하지 않고 저작재산권에 대한 소유권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담보로 대출을 받아 돈을 마련하는 전략을 사용하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마블사의 캐릭터 저작권 경영 전략에서 배울 점은 특허권이나 상표권처럼 단일한 하나의 권리가 아니라 여러개의 권리의 다발인 저작재산권의 특성을 잘 이용하여 저작재산권의 일부에 대한 양도계약을 하였다는 점, 기존의 저작물 활용 계약을 틀을 벗어나 저작권 담보 대출이라는 방법으로 보유 중인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을 잃지 않고 영화 제작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였다는 점이다.

최근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중국 기업들이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에 대하여 무차별적인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 캐릭터 저작권자들은 중화 자본의 공격에 대처함에 있어 마블사의 저작권 경영전략을 참고하여 향후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원천저작물인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영리한 계약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끝. 2015. 11. 17. 권단 변호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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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저작권변호사] 마블캐릭터와 저작권경영
Date

2015년 12월 01일

Category

아이러브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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