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물 공정이용

저작물 공정이용 요건과 사례

저작물 공정이용
출처 : 픽사베이

저작권법의 목적은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저작권법의 목적은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저작자의 권리 보호는 저작권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또한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도모 역시 저작권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저작권법 제1조).

저작자의 권리 보호에만 치중하면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발전이 어렵게 될 수 있다. 그래서 일정한 경우 저작재산권을 제한함으로써 저작물의 이용을 촉진하게 하고 있다. 저작재산권 제한의 일반포괄적인 조항이 저작권법 제35조의3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정이용 조항이다.

공정이용의 주요 요건은 2가지이다. 첫째는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방법과 충돌하지 않을 것’, 둘째는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을 것’이다.

공정이용 판단할 때 구체적인 기준으로는 1. 이용의 목적 및 성격, 2.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3.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4.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4가지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상적인 요건과 기준만으로는 실제 사례에서 공정이용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아래에서 구체적 실 사례를 통해 어떠한 경우 공정이용에 해당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시장수요의 상당한 대체 여부

 

대학입시용 문제집에 기존 본고사 기출문제와 제시된 답안을 그대로 수록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위 대학입시용 문제집에 학교법인들이 저작권을 보유한 본고사 문제를 전부 수록함으로써 본고사 문제에 대한 일반수요자들의 시장수요를 상당히 대체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인용을 가리켜 교육을 위한 정당한 범위 안에서의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는 인용이라고는 볼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대법원 1997. 11. 25. 선고 97도2227 판결).

위 판례는 일반적 공정이용 조항이 신설되기 전에 나온 판례로서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 관한 판례이지만 ‘시장수요의 상당한 대체’가 있을 경우 공정한 관행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점은 공정이용 여부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 미국의 영화배우 로버트 미첨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미첨의 대표작인 ‘지 아이 조’의 주요 장면을 보여준 것에 대하여 법원이 “로버트 미첨의 사망 소식을 전하고자 부수적으로 일부 영상이 삽입된 것으로 영화 자체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도 동일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섬네일 이미지 사건 2건

섬네일(미리보기 이미지)는 원 저작물보다 크기가 작고 해상도도 떨어지므로 사진이나 영상 등 원 저작물을 대체할 수 있는 기능도 없다. 따라서 이러한 섬네일의 경우 공정이용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

판례도 가로 3cm, 세로2.5cm 정도의 크기 섬네일을 클릭하면 가로 4cm, 세로 3cm 정도로 확대되는 섬네일에 대하여, 원본 사진보다 크기가 작으며, 섬네일을 수요자가 감상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점, 원본 사진이 있는 사이트를 찾아가는 통로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여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사용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7793 판결).

하지만 모든 형태의 섬네일이 공정이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400*300 픽셀 해상도의 섬네일은 일반 기존 섬네일 이미지와 달리 원본 사진 작품의 심미감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점, 섬네일 보기 방식이 슬라이드 쇼 형태로 되어 있어 원본 사진 사이트 접속을 하지 않고도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수요대체 효과가 생기는 점을 종합하여 정당한 인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았다(서울고등법원 2007. 10. 2. 선고 2006나96589판결).

즉 원본 저작물에 접근하기 위한 통로로 기능하며 원본 저작물의 심미감을 대체하기 어려운 해상도나 크기의 일반 섬네일은 공정이용이 될 수 있지만, 원본 저작물을 대체할 정도의 해상도나 크기를 가진 섬네일이나 원본 저작물 사이트 접속 없이 감상이 가능한 형태의 섬네일은 공정이용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용 분량의 정도

캐릭터 애니메이션 영상저작물 중 1분에 해당하는 영상부분만 자신의 다른 애니메이션에 허락 없이 이용을 할 경우 이용된 부분이 짧다는 이유로 공정이용이 될 수 있을까?

무단 이용된 부분이 몇 초, 몇십 초, 몇 분 등이면 공정이용이라는 획일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용 목적, 중요성,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러브레터 사건에서 법원은 110분짜리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비디오 영화를 시청하는 장면에서 보여진 해당 비디오 영화가 30초 정도 되는 사건에서 공정한 인용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바가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4. 3. 18. 선고 2004카합344 결정).

반면 스타UCC ‘대괴수 용가리’ 사건에서는 법원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출연자인 연예인이 이 사건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송을 내보내면서 해당 영화의 주요 부분을 약 3분간 일부 인용한 것이 시청자들에게 정보와 재미를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이용의 성격이 상업적,영리적이라는 점, 피고가 영상을 유료로 방송한 점, 저작자의 동의를 받는 것이 어렵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여 공정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08. 6. 5. 선고 2007가합18479 판결).

즉 단순히 이용 시간의 길이만으로 공정이용 여부를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고, 원저작자로부터 쉽게 동의를 받을 수 있었는지, 영리적인 목적인지,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되는 것인데 위 대괴수 용가리 사건에서 보듯이 공정이용으로 인정받는 것이 쉽지가 않은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에서는 이용된 저작물의 비중이 매우 적은 경우와 같은 부수적 이용의 경우에는 아에 공정이용 검토 전에 극소성 항변이라는 개념으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한 예가 있다. 즉 영상에서 스쳐지나가는 컴퓨터 화면 속의 사진 저작물, 사무실 장면에서 배경 소품에 그려진 그림으로 부수적인 배경에 불과한 이미지 저작물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배경 이미지를 부수적으로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저명한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자들이 눈치챌 수 있게 배치한 경우에는 그 목적을 고려하면 공정이용에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을 유의해야 한다. 끝. 2020. 3. 16. 법무법인(유)한별 권단변호사 작성. 본 칼럼은 아이러브캐릭터 2020년 4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