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앤제리 판결과 부정경쟁방지법의 주지성

2018년 9월 법무법인(유)한별 권단 변호사 작성

“출처 : pixabay.com”

1. 사례

A는 의류제조업자인데, 미국의 T사가 창작하여 국내 텔레비전 방송사를 통하여 방영한 적이 있는 톰앤제리 만화영화 캐릭터를 무단으로 자신이 제조하는 티셔츠에 인쇄하여 판매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한국 검찰은 A를 저작권침해죄로 공소를 제기하여 A는 재판을 받게 되었다.

1심에서는 톰앤제리 캐릭터는 외국인의 저작물로서 한국이 가입한 조약의 발효일 이전에 창작된 캐릭터로서 당시 저작권법상(현재 저작권법은 개정이 되어 조약 발효일 이전의 창작 캐릭터도 보호가 됨을 유의바랍니다)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A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찰은 항소심에서 주위적으로 톰앤제리 캐릭터가 위 조약의 발효일 이전에 최초 창작되었지만, 계속적으로 시리즈물로 생성된 후속 영상의 캐릭터는 위 조약 발효일 이후에 공표되었으므로 후속 영상물 상의 톰앤제리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 침해는 인정이 되어야 하고, 예비적으로 A가 국내에 널리 알려진 캐릭터인 톰앤제리를 무단으로 티셔츠에 상품 표지처럼 사용한 것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된다고 공소사실을 변경 추가하였다.

이에 대하여 2심과 대법원은 어떠한 판결을 내렸을까요?(이 사례는 대법원 1997. 4. 22. 선고 96도1727 판결 및 그 하급심 판결 사실관계를 기초로 만든 것입니다)

  

2. 쟁점

가. 캐릭터를 복제하여 상표로 사용하는 경우의 저작권 침해 여부

나. 일련의 연속된 특정 만화영상저작물의 캐릭터가 새로운 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

다. 캐릭터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되기 위한 요건

  

3. 해설

가. 캐릭터를 복제하여 상표로 사용하는 경우의 저작권 침해 여부

이 사건에서 직접적 쟁점은 되지 않았지만 A가 만약 톰앤제리 캐릭터 자체를 복제하여 제품의 라벨이나 포장 등에 상표처럼 사용을 한 경우에도 저작권 침해가 될까?

이에 대하여 항소심은 “만화영화의 독특하고 특징적인 등장인물인 이른바 캐릭터를 복제하여 상표로 사용하는 것도 저작권의 침해가 된다”라고 판시하였다.

즉 캐릭터를 상표처럼 사용한 경우에 해당 캐릭터가 국내에 상표로 출원, 등록되지 않아 상표권침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저작권침해는 별도로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사례에서는 당시 저작권법에 따라 한국이 가입한 저작권 조약 발효일 이전에 톰앤제리 캐릭터가 창작된 것으로 보아 한국의 저작권법상 보호대상이 아닌 저작물이라서 저작권침해죄로 처벌되지는 않았다.

  

나. 일련의 연속된 특정 만화영상저작물의 캐릭터가 새로운 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

이 사례에서 검찰은 톰앤제리 캐릭터는 연속저작물인데 위 조약 발효일 이후에 새로 창작된 부분이 있으므로 A의 행위는 위 조약 발효일 이후 방영된 저작물 상의 톰앤제리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 침해가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항소심은 위 톰앤제리 연속저작물 중 위 조약의 발효일 이후에 새로 창작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미 공표된 종전의 저작물을 바탕으로 하여 창작되어 사용된 것이므로 A가 이를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조약의 발효일 이후에 새로이 창작된 톰앤제리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항소심 판결은 위 조약 발효일 이후의 톰앤제리 방송 저작물 상의 캐릭터에 새로이 창작된 부분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새로이 창작된 부분이 있을 경우 새로운 저작물로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한 것이 아니었다.

이에 대하여 검찰은 새로이 창작된 부분이 있는 캐릭터는 새로운 창작물로서 저작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일련의 연속된 특정 만화영상저작물의 캐릭터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새로운 저작물로서 인정되기 위하여서는 종전의 캐릭터와는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할 정도의 전혀 새로운 창작물이어야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A가 사용한 톰앤제리 캐릭터가 1987. 10. 1. 이전의 캐릭터와 동일성이 유지되지 아니할 정도의 새로운 창작물이라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톰앤제리 캐릭터가 1987. 10. 1. 이후에 창작된 새로운 저작물임을 전제로 하는 논지도 이유 없다”라고 판단하여 무죄를 유지하였다.

즉 연속저작물의 경우 일정 시점 이후의 캐릭터가 종전의 캐릭터와 다른 새로운 창작물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 캐릭터와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아니할 정도의 전혀 새로운 창작물’이 될 정도의 변형이 있어야 하고 단순히 새로이 창작된 부분이 일부 부가되었다고 하여 별개의 새로운 저작물로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출처 : pixabay.com”

  

다. 캐릭터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가 되기 위한 요건

위 사례에서 검찰은 저작권침해가 안된다고 하더라도 톰앤제리가 국내에 널리 알려진 캐릭터임은 분명하므로 A가 톰앤제리 캐릭터를 티셔츠에 복제하여 판매한 행위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하였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은 ‘국내에 널리 인지된 타인의 성명·상호·상표·상품의 용기·포장 기타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러한 것을 사용한 상품을 판매·반포 또는 수입·수출하여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의 쟁점은 톰앤제리 캐릭터 자체는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것은 분명하나, 국내에 널리 알려진 캐릭터인 톰앤제리를 상품에 사용하였다고 하여 해당 캐릭터 자체를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로 바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이른바 캐릭터(character)는 그것이 가지고 있는 고객흡인력(顧客吸引力) 때문에 이를 상품에 이용하는 상품화(이른바 캐릭터 머천다이징;character merchandising)가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고, 상표처럼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것을 그 본질적인 기능으로 하는 것은 아니어서 캐릭터 자체가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품화된 경우에 곧바로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로 되거나 그러한 표지로서도 널리 알려진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라고 캐릭터의 주지성과 캐릭터의 상품 표지로서의 주지성을 명백히 구별하였다.

그리고 국내에 널리 알려진 캐릭터에 대하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캐릭터 자체가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캐릭터에 대한 상품화사업이 이루어지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선전, 광고 및 품질관리 등으로 그 캐릭터가 이를 상품화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자의 상품표지이거나 위 상품화권자와 그로부터 상품화계약에 따라 캐릭터사용허락을 받은 사용권자 및 재사용권자 등 그 캐릭터에 관한 상품화사업을 영위하는 집단(group)의 상품표지로서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되어 있을 것을 요한다”라고 기준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이 사례에서는 톰앤제리 캐릭터의 저작권자인 미국 T사는 톰앤제리 캐릭터를 국내에 상표로 출원, 등록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국내저작권관리업체와 계약은 하였지만 해당 업체를 통하거나 직접 톰앤제리 캐릭터를 활용하여 다양한 상품화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도 않았다.

그래서 결국 대법원은 톰앤제리 캐릭터 자체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것은 맞으나, 톰앤제리 캐릭터가 국내에 널리 알려진 상품의 표지인 것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A에 대한 무죄를 유지하였다.

즉 캐릭터 저작권자로서는 자신의 캐릭터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침해자들을 상대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해당 캐릭터를 TV 영상에 방영하여 해당 캐릭터 자체가 국내에 널리 알려지도록 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해당 캐릭터를 상품의 표지처럼 사용하기 위하여 해당 캐릭터 모양 자체를 상표로 출원, 등록하고, 광고 홍보를 통하여 캐릭터를 상품의 표지로 널리 사용, 홍보하고, 다양한 라이선스계약을 통하여 캐릭터를 부착한 상품화 사업을 널리 진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

2018. 8. 16. 법무법인(유)한별 권단 변호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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