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프로그램제작도급계약과 업무상저작물 관계

1.사안의 개요

본 사안은 컴퓨터프로그램제작도급계약과 업무상저작물 관련 사례로서 법무법인(유)동인이 원고를 대리하여 수행한 사건에 대한 판결입니다.

원고는 2008년 10월경 A회사로부터 화물업종지원 관제시스템(이하 ‘이 사건 관제시스템’)을 대금 1억 9,780만원에 공급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A회사의 직원이었던 피고는 2008년 10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원고 회사에 상주하면서 이 사건 관제시스템 중 관제프로그램(이하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의 개발을 담당하였고, A회사는 2009년 3월경 원고에게 이 사건 관제시스템의 공급을 완료하였다. 피고는 2009년 12경 A회사를 퇴사한 후 B회사를 설립한 후,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과 유사한 화물관제프로그램(이하 ‘피고 관제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화물중개업체에 피고 관제프로그램을 공급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저작권이 있는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이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피고 관제프로그램을 배포, 판매하여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침해의 정지 및 손해배상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이에 대하여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은 A회사가 기존에 개발하여 소유하고 있던 화물관제프로그램의 변형일 뿐이라 저작물성이 없으며, 가사 저작물성이 인정되더라도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은 A회사가 도급계약에 의하여 창작한 것으로서 저작권이 A회사에게 있고 원고는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의 저작권자가 아니라고 항변을 하였다.

법무법인(유한)동인은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를 상대로 저작권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이 사안은 권단변호사가 원고를 대리하여 승소한 서울남부지방법원2012가합100181 저작권침해금지 등 청구 사건의 여러 쟁점 중 일부를 정리한 것입니다).

컴퓨터프로그램제작도급계약과 업무상저작물
출처 : 픽사베이

2. 사안의 쟁점 -컴퓨터프로그램제작도급계약과 업무상저작물

가.  기존 소스코드를 활용하여 개발한 컴퓨터프로그램이 2차적저작물이 아니라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는지 여부

나. 외부 도급계약을 통해 제작된 컴퓨터프로그램을 회사의 업무상저작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3. 사안에 대한 판결

가. 기존 소스코드를 활용하여 개발한 컴퓨터프로그램을 2차적저작물이 아닌 새로운 저작물로 인정함

법무법인(유)동인은 원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의 일부가 오픈소스, 상용소스, A회사 직원이 개발한 소스로 일부 구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소스들만으로는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이 실행될 수 없고, 해당 소스들은 관제프로그램뿐 아니라 다른 여러 프로그램에 사용될 수 있는 범용소스인 점, 이러한 범용 소스들을 결합하더라도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과 같은 기능이 구현될 수 없는 점,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은 원고의 위탁에 따라 A회사가 위 소스들의 조합, 변경과 더불어 추가적인 소스 작성을 하여 개발하여 그 소스코드 전체에 의하여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의 기능이 구현되는 점 등을 입증하면서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은 기존 소스들의 변형이나 2차적저작물이 아닌 별개 저작물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법원도 위와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의 소스코드가 기존 소스코드들을 일부 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전체로서 창작성이 있고 기존의 소스들과는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어 의존적 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2차적저작물이 아닌 별개의 새로운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이 된다(대법원 2005. 12. 23.자 2005마759결정,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참조)”고 판단하고, 이와 달리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은 A회사의 기존 소스코드의 단순변형에 불과하여 별개 저작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컴퓨터프로그램제작도급계약과 업무상저작물
출처 : 픽사베이

나. 제3자가 도급계약을 통해 개발한 컴퓨터프로그램을 업무상저작물로 인정함

법무법인(유)동인은 원고를 대리하여, 원고가 기존 관제프로그램 개선을 위하여 공모를 통해 A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점, 총 계약대금 중 61%에 해당하는 금액이 이 사건 프로그램 개발 인력 인건비로 책정됨 점, A회사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의 목적, 기능 등 요구사항을 받고 관제시스템 개발을 위한 연동 모듈도 제공받은 점, 피고를 포함한 A회사의 개발인력들이 3개월 동안 원고 사무실에 상주하면서 개발을 담당한 점, 개발 완료 후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모두 원고가 제공받고 해당 프로그램의 설치 및 배포권한까지 이전받은 점, A회사는 원고 외 다른 업체에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을 제공한 적이 없는 점,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 설치파일 실행시에 영문으로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의 라이센스가 원고에게 있다는 문구가 표시되는 점 등을 입증하면서,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을 비록 A회사에게 도급을 주어 개발하였지만, 사실상 저작권법 제9조의 업무상저작물과 동일한 실질이 있으므로 그 저작권은 A회사가 아니라 원고에게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업무상 창작한 프로그램 저작자에 관한 저작권법 제9조의 규정은 프로그램 제작에 관한 도급게약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주문자가 전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기획을 하고 자금을 투자하면서 개발업자의 인력만을 빌어 그에게 개발을 위탁하고 이를 위탁받은 개발업자는 당해 프로그램을 오로지 주문자만을 위해서 개발, 납품하여 결국 주문자의 명의로 공표하는 것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는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창작한 프로그램에 준하는 것으로 보아 주문자를 프로그램저작자로 볼 수 있다”라는 판례(대법원 2000. 11. 10. 선고 98다60590 판결)의 법리가 있다.

이 사건 법원도 원고의 주장, 입증을 받아들여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은 주문자인 원고가 전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기획을 하고 자금을 투자하면서 개발업자인 A회사의 인력을 빌어 그에게 개발을 위탁하고 A회사가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을 원고만을 위해서 개발, 납품하여 결국 원고의 명의로 공표하였다”고 보고,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의 저작권자는 원고라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면서 이에 반하여 이 사건 관제프로그램은 A회사가 개발하였으므로 A회사를 저작권자로 보아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4. 판결의 시사점

컴퓨터프로그램을 회사 직원이 아닌 외부 도급계약을 통해 개발할 경우 해당 도급계약서 상에 개발된 컴퓨터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을 누구에게 귀속할 것인지 명확히 규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에는 저작권법의 기본 법리상 개발자인 외부업체에게 저작권이 있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기획주체, 개발자금의 투자, 개발의 과정, 개발 후의 정황 등 여러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았을 때 실질적으로 저작권법 제9조의 업무상저작물로 볼 수 있는 사실들이 있다면 내부 직원이 아닌 외부 용역업체가 개발한 컴퓨터프로그램의 경우에도 그 저작권은 주문자에게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판례로서 의의가 있다.

또한 도급계약과 업무상저작물에 대한 이러한 판단기준은 컴퓨터프로그램 뿐 아니라 도급계약을 통해 제작하는 다른 저작물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끝. 2016. 3. 5. 법무법인(유)한별 권단변호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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