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를 무단으로 디폼블록으로 제작 판매한 사례

출처:픽사베이

사례 :

 

A는 B라는 상호의 행사용품 판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인터넷 쇼핑몰에서 최근 캐릭터 디폼블록 판매를 시작하였다. A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 C를 만들 수 있는 디폼블록 세트를 1개당 16,000원에 판매하여 약 20여만원 정도 판매를 하였다.

C 캐릭터는 D가 창작한 캐릭터인데, 머리와 몸통이 거의 일체형인 길쭉한 타원형의 체격으로, 머리 부분이 몸에 비해 상당히 크고, 팔과 다리가 짧으며, 몸은 검정색 바탕에 얼굴과 배부분이 흰색이고, 머리에 노란색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으며, 얼굴에 분홍색 볼터치가 있고, 커다란 눈과 노란색 삼각형 모양의 입술을 가진 것을 그 특징으로 하는 캐릭터이다.

A가 디폼블록으로 표현하여 판매한 캐릭터는 위 C 캐릭터의 특징 중 얼굴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것 외에는 위와 같은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이에 D는 A를 수사기관에 저작권법위반죄로 형사고소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A는 D의 저작물인 C 캐릭터와 A가 인터넷에 게시하여 판매하고 있는 디폼블럭의 캐릭터(이하 “이 사건 캐릭터”라고 한다)는 창작적 표현형식이 달라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을 뿐 아니라 A는 단순히 블록 조각을 판매한 것이므로 A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A가 판매한 이 사건 캐릭터는 2차적저작물에 해당하여 A에게 저작권이 있다는 주장도 하였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였을까?

(이 사례는 부산지방법원동부지원 2021. 2. 3. 2020고정583 판결 사실관계를 독자의 이해를 위하여 각색한 것입니다)

해설 :

D의 미술저작물인 캐릭터 C와 블록 형태의 이 사건 캐릭터의 실질적 유사성 인정 여부

 

A가 제작 판매한 디폼블록 제품은 블록 형태로 되어 있어 전체를 조립하지 않으면 이 사건 캐릭터로 표현되지 않는다. 이 사건 캐릭터로 표현된 제품 자체가 아니라 이 사건 캐릭터로 표현할 수 있는 블록 조각 형태로 판매하는 행위도 저작권 침해라고 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디폼블록 제품의 블록 조각은 다양한 형태로 조립될 가능성이 있어 꼭 C 캐릭터와 유사한 이 사건 캐릭터로 표현되지 않을 수도 있는 점에 비추어 더욱 의문점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A가 인터넷 사이트의 판매글에서 C와 유사한 이 사건 캐릭터의 사진을 게시하고, 별도의 명칭을 부여하였고, 디폼블록 제품 판매시 이 사건 캐릭터를 조립할 수 있는 설명서를 첨부한 점에 비추어 결국 A가 판매한 디폼블록의 그 주된 조립형태가 D의 캐릭터 C와 유사한 이 사건 캐릭터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하였다.

즉 디폼블록은 특정한 형태의 조립을 전제로 한 것인데,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A의 디폼블록 판매를 이 사건 캐릭터 형태를 판매한 것과 동일하게 본 것이다.

 

다만 저작권 침해가 되려면 C 캐릭터와 A가 판매한 이 사건 캐릭터의 표현이 실질적으로 유사한 것을 전제로 하는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법원은 C 캐릭터와 A의 이 사건 캐릭터는 선글라스 착용 외에는 창작성 있는 C 캐릭터의 모든 특징을 동일하게 가지고 있다고 보아 실질적유사성이 인정되었다.

출처:픽사베이

A가 D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방법은?

누구든지 타인의 저작재산권을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하여서는 아니되고, 이를 위반시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136조 제1항 제1호).

이 사례에서 A의 행위는 C 캐릭터에 대한 D의 저작재산권을 어떤 방법으로 침해한 것일까?

우선 법원 판단의 취지는 명확하게 표시되지 않았지만 디폼블록이 결국 이 사건 캐릭터 형태로 표현될 수 밖에 없다고 한 점에 비추어 디폼블록 제품 자체를 C 캐릭터를 ‘복제’의 방법으로 침해한 것으로 인정한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복제 방법으로 침해된 디폼블록 제품을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행위는 ‘배포’의 방법으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다.

다만, 법원은 A의 주장과 달리 A가 디폼블록으로 제작한 이 사건 캐릭터는 C 캐릭터를 평면적으로 블록을 통해 형상화한 것으로 이를 A의 정신적 노력에 기한 창작품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일반 소비자들 역시 이 사건 캐릭터를 C  캐릭터로 인식하고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캐릭터에 대하여 2차적저작물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2차적저작물로 인정된다면 저작권법위반이 아닌지?

 

A는 이 사건에서 디폼블록 형태로 표현되는 이 사건 캐릭터를 2차적저작물이라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위와 같은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만약 법원이 A의 이 사건 캐릭터에 대하여 2차적저작물로 인정하였다면 A는 저작권법위반죄로 처벌되지 않을까?

아니다. 왜냐하면 A가 C 캐릭터와 유사하면서 새로운 창작성을 가진 2차적저작물을 작성하려면 저작재산권자인 D의 동의를 얻었어야 하는데 무단으로 작성한 이상 A의 행위는 D의 저작재산권을 2차적저작물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A가 이 사건 캐릭터가 2차적저작물이라고 주장한 것은 저작권법위반죄 구성요건 성립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주장에 불과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다만 2차적저작물로 인정될 경우 이 사건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이 A에게 있다는 정도의 의미만 가질 뿐이다.

최근 디폼블록이 인기를 끌면서 유명한 캐릭터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형태의 제품을 저작재산권자의 허락도 없이 무분별하게 디폼블록으로 제작하여  판매하는 경우가 많이 늘고 있다.

이 판례는 이러한 업자들의 행위가 저작권법위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서 시사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끝. 2021. 5. 20.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권단 작성(본 칼럼은 아이러브캐릭터 2021년 6월호에 기고, 게재되었습니다).

권단변호사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