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저작물과 성명표시권

출처:픽사베이

사례 :

캐릭터 애니메이션 제작사 A는 보유하고 있는 B캐릭터를 소재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로 하였다.

이에 시나리오 작가 C와 계약을 하여 시나리오 작업을 의뢰하였다. 그런데 C는 시나리오 초안을 작성하여 A에게 제공하였으나, A는 맘에 들지 않아 재수정을 몇 차례 요구하였고, C는 2차례 정도 재수정을 하여 제공한 후, 다른 작업 때문에 더 이상 재수정을 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에 A는 C에게 약정한 시나리오 고료 중 일부만 지급하고, 다른 작가 D를 섭외하여 시나리오 재수정 및 완성 작업을 의뢰하였다.

D는 C가 작성한 시나리오 제목과 내용의 일부를 변경하고, 추가로 창작적인 내용을 부가하여 최종적인 시나리오를 완성하였다.

A는 완성된 시나리오를 기초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극장에서 상영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 프린트 크레딧 표기에 시나리오 작가 표시에서 C를 제외하고 D만 표기하였다.

C는 상영된 애니메이션의 시나리오가 자신이 작업한 시나리오와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이유로 A와 D를 상대로 저작재산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와 성명표시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A는 C가 작업을 완성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되었고, C의 귀책으로 해제되어 시나리오 작업물에 대한 모든 권리가 A에게 귀속되었으므로 저작재산권 침해는 이유가 없고, 최종 완성된 시나리오는 C가 작업한 시나리오와 별개 작품으로 유사성이 없어 성명표시권 문제도 없다고 다투었다.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였을까?(본 사례는 독자의 이해를 위하여 서울고등법원 2009. 9. 3. 선고 2009나2950 판결의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였습니다).

해설 :

시나리오의 저작자 결정

A가 상영한 애니메이션의 최종 시나리오가 C가 작업한 시나리오와 완전히 별개의 저작물이라면 C에게는 아무런 권리가 없다.

하지만 D는 C가 작업한 시나리오를 기초로 제목과 일부 내용을 변경하고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하여 완성하기는 하였지만, C의 작업물을 기초로 하여 완성을 한 것이고, 완성된 시나리오에 C와 D의 창작 기여도를 분리하여 이용할 수는 없는 상태였다.

이렇게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창작한 저작물로서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저작물을 공동저작물이라고 하고 이에 기여한 저작자는 공동저작자가 된다.

공동저작물은 각자의 기여가 공동으로 행해진 경우 뿐 아니라 위 사례와 같이 창작적 기여의 시점이 서로 다른 경우에도 가능하다. 선행 저작자인 C는 자신의 시나리오가 A에 의하여 최종 승인되지 않아 완결되지 않은 상태로서 후행 저작자가 이를 수정, 보완하여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하는 것을 허락 내지 수인하는 의사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후행 저작자인 D에게는 C의 시나리오 작업물에 터잡아 새로운 창작을 부가하는 의사가 있었으므로 이들에게는 각 창작 부분의 상호 보완에 의하여 하나의 저작물을 완성하려는 공동창작의 의사가 있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

만약 선행 창작자인 C에게 위와 같은 허락 내지 수인의 의사가 없음이 명백하다면 D가 완성한 시나리오는 ‘공동저작물’이 아니라 C의 저작권을 침해한 ‘2차적저작물’이 되는 것이다.

이 사례에서 최종 완성된 시나리오는 C와 D의 공동저작물로 인정되었다.

출처 : 픽사베이

저작재산권 침해 여부

위 사례의 경우에는 C가 A와 체결한 계약서에 C가 작업한 시나리오 및 작업 결과물에 대한 모든 지적재산권이 A에게 귀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는 계약이 해제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계약이 해제되면 위 약정 효력도 없어지므로 시나리오에 대하여 A가 공동저작자로서 저작재산권을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사례에서 C가 시나리오를 완성 못했지만 A에게 시나리오를 제출하고 2번 수정하여 제공한 점, A가 이에 대하여 일부 대금을 지급한 점, C의 시나리오를 기초로 D에게 완성해달라고 한 점 등에 비추어 계약 해제를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계약이 유효한 이상 시나리오에 대한 저작재산권은 계약 조항에 따라 A회사에 있어 C가 주장한 저작재산권 침해 주장은 이유가 없다.

저작인격권의 종류 및 인정 여부

저작재산권은 약정으로 양도가 가능하지만, 저작인격권은 일신전속적인 권리이므로 제3자에 대한 양도가 안 된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에 의하여 시나리오에 대한 모든 저작권이 A에게 귀속된다고 규정하더라도 그것은 저작재산권의 귀속을 의미하지 저작인격권의 귀속, 양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저작인격권에는 공표권, 동일성유지권, 성명표시권 3가지가 있다. C는 3가지 저작인격권 모두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사례에서 인정된 것은 성명표시권 침해 한 가지이다.

저작인격권은 일신전속적 권리이기 때문에 제3자에 양도는 할 수 없지만, 저작자가 포기하거나 행사하지 않을 것을 약정하는 것은 해석상 가능하다.

이 사례에서 C는 A에게 재수정된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돈을 일부 받은 점, 계약서에 시나리오에 대한 수정 등 권한을 A에게 부여한 점 등에 의하여 C가 주장하는 공표권 및 동일성유지권은 그 권리를 C가 묵시적으로 포기했거나 행사를 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으로 인정되었다.

다만 성명표시권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C가 그 권리를 포기하거나 행사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해제가 인정되지 않은 계약서 상에 오히려 C의 크레딧을 명기한다는 조항이 있어 A가 완성된 애니메이션 프린트 크레딧에 C를 각본 저작자로 표시하지 않은 것을 성명표시권 침해로 인정하였다.

따라서 저작인격권 중 성명표시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는 인정이 되었다.

참고로 저작자 성명표시는 실명 뿐 아니라 예명 등 이명으로 표시할 수도 있고, 무명으로 표시할 수도 있어 표시 방법에 제한이 없다.

다만 공동저작자의 경우에는 전원의 합의에 의하여 표시 방법을 정하여야 하고, 합의에 의하여 대표 표시자를 1인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 끝. 2021. 2. 15.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권단 작성(본 칼럼은 아이러브캐릭터 2021년 3월호에 기고, 게재되었습니다).

권단변호사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