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피 & 부토 캐릭터 저작권 및 부정경쟁행위 소송

2018년 5월 법무법인(유)한별 권단 변호사 작성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카합330 결정문

1. 사례

네덜란드 기업 A는 1955년에 창작되어 1990년대에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변천된 ‘미피(Miffy)’라는 이름의 아래와 같은 흰색의 작고 귀여운 토끼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을 2011년 4월경 양수한 기업으로서 전세계에 미피 캐릭터를 상품화하여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국내기업 B는 2011년 3월경 ‘부끄러운 토끼, 부토’라는 명칭으로 아래와 같은 흰색의 작고 귀여운 토끼 ‘부토(Booto)’ 캐릭터를 출시하여 상품화 사업을 하고 있었다.

A는 B가 미피 캐릭터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부토 캐릭터를 표시하여 상품화 사업을 하는 것은 미피 캐릭터에 대한 A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이거나 부정경쟁행위이므로 부토 캐릭터 표시 상품의 판매 등을 중단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한국 법원에 제기하였다.

과연 부토 캐릭터는 미피 캐릭터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거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되는 것일까?(이 사례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8. 28.자 2012카합330 저작권침해금지및부정경쟁행위금지가처분 결정에 기초한 것입니다).

  

2. 해설

가. 미피 캐릭터의 저작물성이 인정되는가?

저작권침해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우선 저작물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미피 캐릭터가 저작권법상의 저작물성이 인정되어야 저작권 침해 주장이 가능하다.

미피 캐릭터를 일반적인 토끼의 특성인 길고 쫑긋한 귀, 하얀색의 털, 작은 눈 등을 그대로 묘사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면 저작물성 인정 요건인 창작성 여부가 문제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하여 판례는 “인물, 동물 등의 형상과 명칭을 뜻하는 캐릭터의 경우 그 인물, 동물 등의 생김새, 동작 등의 시각적 표현에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으면 원 저작물과 별개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참조)”라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미피 캐릭터도 X자 모양의 입 등 특징적인 표현에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다는 이유로 저작물성이 인정되었다.

  

나. 저작권침해 판단 기준인 실질적 유사성 요건 및 판단기준

양 캐릭터가 완전히 동일하다면 당연히 복제권 침해가 되므로 저작권 침해가 된다. 하지만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유사할 경우 저작권 침해가 되는지가 항상 문제된다.

판례는 “원형 그대로 복제하지 아니하고 다소의 수정. 증감이나 변경이 가하여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창작성을 더하지 아니한 정도라면 복제”라고 보고(서울중앙 2012카합 330 결정),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고 이것에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하여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하면 2차적저작물로 보호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원형 그대로 복제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유사하면 새로운 창작성의 가미 여부에 따라서 복제권 침해가 되거나 원저작물에 대한 2차적저작물 작성권 침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기존 저작물을 일부 이용하거나 다소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이 없는 별개의 저작물이 되었다면 기존 저작물의 2차적저작물이 아니라 새로운 신 저작물로서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두 저작물의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참조).

  

다. 미피 캐릭터와 부토 캐릭터는 실질적으로 유사한가?

이 사건에서는 양 캐릭터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각 신체 부위를 2등신 비율로 나누어 머리 크기를 과장하고 얼굴 모습을 부각하고 팔다리 등 다른 신체부위는 과감히 생략하거나 단순히 표현한 점, 얼굴 및 귀가 둥근 모양을 하고 귀가 윗쪽으로 쫑긋하게 세워져 있는 점, 두 눈이 작고 까만 점 등은 유사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이미 오래전부터 만화, 게임, 인형 등에서 귀여운 이미지의 동물 캐릭터들을 표현하는데 흔히 사용된 것이고 귀가 윗쪽으로 쫑긋 세워진 것은 토끼라는 동물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유사하게 표현될 수 밖에 없는 것이어서 위와 같은 유사점만으로는 양 캐릭터의 창작적인 표현형식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양 캐릭터와 같이 단순화의 정도가 큰 캐릭터는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어 일정한 표현상의 차이점만으로 실질적 유사성을 부인할 수 있게 될 여지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여 신체 부위별로 실질적 유사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판례는 양 캐릭터의 얼굴의 경우에는 미피 캐릭터는 코가 생략되고 입이 X자 모양으로 표현된 반면, 부토 캐릭터는 코가 Y자 모양으로 표현되고 대신 입이 목도리에 가려져 보이지 않은 점, 부토 캐릭터의 두 개의 귀가 맞닿아 하트 모양으로 보이는 점을 이유로 창작적 표현 형식이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다고 보았다.

또한 양 캐릭터의 몸체 부위 표현에 대하여서도 미피 캐릭터는 거의 대부분 의상을 착용하여 동물의 의인화가 두드러진 반면, 부토 캐릭터는 목도리 외 다른 의상을 착용하지 않고 있는 점 등에 실질적으로 유사한 표현이 아니라고 보았다.

결국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부토 캐릭터는 미피 캐릭터와는 별개의 새로운 신 저작물로서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에 해당되어 저작권침해가 아니라고 보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카합330 결정문

  

라. 부정경쟁행위 해당 여부

저작권 침해는 아니더라도 부정경쟁행위 요건을 갖추면 판매를 금지할 수 있다.

A는 주지, 저명한 세계적 캐릭터인 미피 캐릭터와 동일 또는 유사한 부토 캐릭터 상품으로 인하여 양 캐릭터 상품이나 영업의 혼동을 초래하거나 미피 캐릭터의 식별력 또는 명성 손상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양 캐릭터는 서로 유사하지 않으므로 부토 캐릭터 상품이 판매되더라도 일반 수요자들이 양 상품 및 영업에 혼동을 일으키거나 미피 캐릭터의 명성이나 식별력에 손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즉 미피 캐릭터가 비록 전세계적으로 주지, 저명하여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주지성, 저명성 요건을 갖춘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부토 캐릭터와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은 경우에는 ‘혼동가능성’ 및 ‘식별력 손상’이라는 부정경쟁행위 성립을 위한 다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정경쟁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례이다. 끝.

2018. 4. 22. 법무법인(유)한별 권단변호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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