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리 캐릭터 사례로 본 실질적 유사성

사례 :

만화가 A는 직장인 D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를 저작하여 1999년 경부터 전국적으로 배포되는 여러 신문사에 만화를 연재하였고 단행본도 출판하였다. 만화 주인공 캐릭터 D는 ‘무대리’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주인공 D 캐릭터(이하 “무대리 캐릭터”라고 한다) 외모는 머리가 몸통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크고 3등신에 가깝고, 둥글납작한 얼굴에 졸린 눈, 들창코, 크고 도톰한 입술, 덥수룩한 머리카락, 통통하고 짧은 팔과 다리로 표현되고 주로 양복을 착용하고 서류철을 들고 있는 아래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출처 : https://blog.naver.com/accountancy/221295671437]

그런데 B는 그 이후 ‘무대리’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요리주점의 체인사업을 목적으로 ‘무대리’라는 상표를 출원 등록하였고, 아래와 같은 모습의 캐릭터를 도안하여 역시 상표를 출원, 등록하여 요리주점 간판과 광고물 등에 ‘무대리’라는 상호와 함께 사용하거나 단독으로 아래 캐릭터(이하 “대상 캐릭터”라고 한다)를 사용하면서 영업을 하였다.

[출처 : 대구지방법원 2008카합286 결정문]

A는 B를 상대로 B가 A의 동의 없이 무대리 캐릭터에 의거하여 대상 캐릭터를 작성, 게시하였고, 양 캐릭터는 실질적으로 유사하여 A가 무대리 캐릭터에 대하여 가지는 저작인격권과 2차적저작물 작성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대상 캐릭터의 사용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B는 ‘무대리’라는 명칭에 대한 등록 상표권자이고, ‘무대리’라는 명칭에 대하여 A가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으므로, B가 대상캐릭터와 함께 ‘무대리’라는 명칭을 사용하였다고 하여 A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또한 양 캐릭터는 실질적이 유사성이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2차적저작물작성권 등 저작권 침해도 인정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었을까?(본 사례는 대구지방법원 2008. 7. 31.자 2008카합286 저작권침해금지가처분 사건 판례를 각색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해설 :

저작권침해 요건

저작권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첫째 주관적 요건으로 침해자가 저작권이 있는 선행 저작물에 ‘의거’하여 그것을 이용할 것과 둘째 객관적 요건으로 침해저작물과 피침해저작물과의 ‘실질적 유사성’이 있을 것이 요구된다.

주관적 요건으로서의 의거성 인정 여부

의거관계는 B가 A의 무대리 캐릭터에 의거하여 대상 캐릭터를 작성하였다는 직접 증거가 없거나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B가 A의 만화 캐릭터인 무대리 캐릭터를 볼 상당한 가능성이 있었음이 인정되면 추정될 수 있다.

A의 만화는 1999년부터 이 사건 판결 당시까지 전국적으로 배포되는 여러 신문에 연재되었을 뿐 아니라 단행본 만화책으로도 수권이 발행되었고, B 스스로 자신의 체인사업 홈페이지에 A 만화 무대리를 연상케하는 친숙한 브랜드라고 설명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어 B가 A의 무대리 캐릭터를 볼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어 의거관계가 있다고 판단되었다

실질적 유사성의 판단 기준과 대상

B가 ‘무대리’라는 명칭과 함께 대상캐릭터를 간판 등에 사용하였고, A는 이 점을 지적하면서 저작권 침해 주장을 하였다.

하지만, 만화책의 제호나 주인공의 명칭에 해당하는 ‘무대리’라는 호칭 자체는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실질적유사성 판단할 때 ‘무대리’라는 호칭의 사용 여부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시각적 저작물에 해당하는 양 캐릭터만을 대상으로 하여 실질적유사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양 캐릭터는 머리가 몸통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큰 3등신이라는 점, 둥글 넙적한 얼굴에 눈과 입이 부각되어 과장된 표정인 점, 덥수룩한 머리에 팔과 다리가 짧고 통통하며, 서류철을 들고 있다는 유사성은 인정된다.

하지만 이러한 유사성은 화이트칼라에 속하는 직장인이라는 아이디어에 기초하여 캐릭터를 단순하게 만들어 적절하게 표현하기 위하여 머리와 눈, 입의 크기를 과장하고 손과 발을 단순하게 표현한데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서류철을 들고 있는 모습 역시 회사원임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형태로 보아야 하므로 이와 같이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 기술적이거나 개념적인 제약 때문에 표현방법에 한계가 있는 경우나 시각적 캐릭터 설정에 있어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표현 등은 저작권법 상의 보호대상이 될 수 없다”고 위 법원은 판단하였다.

이러한 전형적인 표현들은 비교 대상에서 배제되고 나머지 창작적인 표현 형식만이 비교 대상이 되므로, 나머지 표현들만을 가지고 비교를 할 경우, 양 캐릭터의 머리모양은 무대리 캐릭터는 뾰족하게 세워져 있는 반면 대상캐릭터는 앞쪽으로 뻗어 있고 색상도 차이가 있어 유사하지 않으며, 복장도 무대리 캐릭터는 주로 양복을 입고 있는 단정한 모습인데 대상캐릭터는 거의 나체에 넥타이와 하트무늬 팬티를 입고 있어 유사하지 않으며, 표정 또한 무대리 캐릭터는 익살스럽고 귀여운 표정인 반면 대상캐릭터는 날카로운 인상으로 차이가 있어 양 캐릭터의 창작적인 표현을 비교할 경우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하였다.

결국 저작권침해를 전제로 제기된 A의 가처분은 양 캐릭터의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지 않아 기각되었다.

기타 고려 사항

이 사건의 경우 양 캐릭터의 실질적 유사성은 부인되었지만, B가 전국적으로 알려진 ‘무대리’라는 명칭을 대상캐릭터와 함께 표시하여 사용함으로써 ‘무대리’가 가지는 고객흡인력을 자신의 영업에 이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B가 캐릭터와 별개로 ‘무대리’라는 명칭을 A보다 먼저 출원하여 상표권을 확보하였기 때문에 A는 자신이 만든 캐릭터 명칭에 대한 독점배타적인 권리를 B에게 행사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렇지만 이 사건에서 A가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무대리’ 명칭에 대한 저명성을 전제로 식별력 손상 또는 명성 손상을 이유로 B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주장하였으면 다른 판단이 내려졌을 가능성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으며 ‘무대리’로 등록한 B의 상표권 효력에 대하여도 별도 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고 보인다. 끝. 2020. 12. 16.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권단 작성. (본 칼럼은 아이러브캐릭터 2021년 1월호에 기고되었습니다)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권단변호사

02-6952-2616

dan.kwon@dkl.partners

https://dkl.partn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