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과 애니메이션 유사성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의 유사성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유사성
출처 :https://pixabay.com/illustrations/turn-pen-manga-anime-digital-design-976930/

사례 :

작가 A는 10년간 ‘완뚱이’이라는 제목의 만화책을 시리즈로 3권 창작하였고, 2010년경 세 권의 만화책을 한 권으로 묶어서 출간하였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B는 2015년부터 ‘욕심 많은 완뚱이’라는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방송국을 통해 방송을 하였다.

두 작품 모두 로봇이 등장하기는 하나, A의 만화책에서는 로봇이 주인공 캐릭터 중 하나인 ‘완뚱이’로 등장하고, B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인 ‘욕심 많은 완뚱이’가 로봇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나온다.

A 만화책에는 로봇 무덤이 배경으로 나오고, B 애니메이션에는 고철 쓰레기장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A 만화책에 나오는 로봇 ‘완뚱이’는 거대한 지방질의 핑크색 돼지 모양의 로봇으로서 배에 동그라미 안에 ‘완’이라는 한글이 새겨져 있고, B 작품에 나오는 로봇인 ‘뚱땡이’는 역시 핑크색 돼지 모양인데 배에 동그라미 안에 ‘욕’이라는 한글이 새겨져 있다.

A는 만화책 3권 중 1권 및 2권은 저작권위원회에 저작물로 등록을 하였으나, 3권은 등록을 하지 않았다.

A는 2005년부터 ‘완뚱이’ 로봇 캐릭터로 상품화 사업을 시작하였고 각종 코믹북 전시 행사에도 참여를 한 바가 있다.

A는 B를 상대로 자신의 저작물인 ‘완뚱이’ 만화책의 제목, 줄거리, 테마, 배경, 캐릭터, 캐릭터 상호 작용 그리고 시각적 요소 등이 B의 저작물인 ‘욕심 많은 완뚱이’ 애니메이션과 실질적으로 유사하고, 자신의 만화책이 공표된지 오래되었고, 캐릭터 상품 판매 및 전시회 참여 등으로 B가 A의 저작물에 접근하여 이에 의거하여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하면서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다.

법원은 이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을 하였을까?(이 사례는 한국저작권위원회가 2019. 9. 30. 발간한 ‘저작권 동향’ 2019년 제20호에 발표된 김지영님의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 판례 분석 글에 소개된 사실관계와 판결내용을 참조로 하여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해설 :

 

저작권 침해의 요건

 

저작권 침해가 되기 위해서는 2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주관적 요건으로 침해자가 저작자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침해저작물을 제작하여야 하고(의거성), 객관적 요건으로 양 저작물의 창작적인 표현 부분이 실질적으로 유사해야 한다(실질적 유사성).

이 사례에서도 B의 애니메이션이 B가 A의 만화책을 보거나 읽고 A의 만화책과 주요한 창작적인 표현 부분을 실질적으로 유사하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입증이 되어야 저작권 침해가 되고, 둘 중 한 가지 요건이라도 갖추지 못하면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게 된다.

통상 양 작품이 실질적으로 유사함이 명백히 인정되면 의거성이 추정되어 인정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실질적 유사성이 다투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의거성도 저작권침해 사실 인정을 위한 중요한 입증 대상이 된다.

위 사례에서 A는 ‘완뚱이’ 만화책이 B의 애니메이션보다 10년 이상 전에 공표가 되었고, B가 만화 및 애니메이션 업계 종사자이므로 ‘완뚱이’ 캐릭터 상품이나 코믹북 전시회 등에서 충분히 자신의 저작물인 만화책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였지만, 법원은 A의 주장은 ‘단순한 가능성’에 불과한 주장이고, B가 A의 저작물에 접근하였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주관적 요건의 성립을 인정하지 않았다.

저작물 등록과 소송

 

위 사례에서 미국 법원은 A의 만화책 3권 중 3번째 만화책은 저작권위원회에 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침해 주장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저작권침해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저작권위원회에 저작물로 등록을 하는 것이 요건이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과 달리 저작물 등록 여부는 저작권침해 소송의 전제 조건이 아니므로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침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저작물 등록을 하게 되면 손해액 입증이 어려울 경우 법정손해배상 청구 등을 할 수 있는 등 여러가지 법적 효과가 생기므로 자신의 저작권 행사 및 관리를 위해서는 등록을 하는 것이 낫다.

실질적 유사성 분석

A 만화책 제목과 B 애니메이션 제목에서 “완뚱이”라는 부분이 동일하다. 하지만, 저작물의 제목이나 제호에 대하여서는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로 상표권 등록을 하지 않는 한 동일, 유사한 저작물 제목을 사용하였다고 하여 저작권을 비롯한 지식재산권 침해가 되지 않는다.

다만, “완뚱이”가 상표로 등록되지 않아도 업계에서 주지성을 취득하게 되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사용금지 등 청구는 가능할 수 있으나, 위 사례에서는 저작권 침해만 이슈로 다루어졌다.

그리고 배경에서 로봇무덤과 고철 쓰레기장은 컨셉은 유사할 지 몰라도 실제 표현은 다르게 되었고 로봇이 포함된 스토리에 고철 쓰레기장이 등장하는 것은 전형적인 설정이라고 볼 수 있다는 이유로 배경 표현의 실질적 유사성 주장도 배척이 되었다.

그 외 이야기의 스토리 내용이나 전개 등은 전혀 달라서 스토리의 실질적 유사성도 인정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양 저작물의 로봇 캐릭터의 시각적 유사성에 대하여서는 둘 다 돼지 로봇 캐릭터이고 핑크색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핑크색은 돼지 캐릭터의 전형적인 색상이기 때문에 실질적 유사성의 비교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고, 돼지 로봇 캐릭터라는 것은 하나의 아이디어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아이디어의 동일성은 저작권 침해 비교 대상이 아니다.

양 로봇 캐릭터의 배에 글자를 표시한 점은 유사하긴 하지만 글자 표현이 다르고, 배에 원 모양의 한글 글자 표기를 한다는 점 또한 표현의 유사성이 아니라 아이디어에 불과하다고 봐야 하거나, 배에 원 모양의 글자 표기만으로는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질적인 중요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양 저작물이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해당 유형의 저작물의 표현에 있어서 전형적인 표현, 일반적인 표현, 기능적인 표현, 아이디어나 컨셉 등과 일체화된 표현 등은 비교 대상에서 배제하고 나머지 창작적인 표현 부분만을 가지고 유사한 지 여부를 비교한다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끝. 2020. 1. 17. 법무법인(유)한별 권단변호사 작성.

본 칼럼은 아이러브캐릭터 2020년 2월호에 기고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