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티 판결과 저작인격권

2018년 8월 법무법인(유)한별 권단 변호사 작성

“출처 : pixabay.com “

  

1. 사례

L 사는 사업장의 개장을 앞두고 주 고객인 어린이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광고대행사를 통해 사업장의 마스코트로 사용할 캐릭터 도안을 공모하였고, A는 너구리를 주제로 롯티라는 이름으로 캐릭터 작품을 출품하여 당선되었다.

L사는 위 도안을 사업장의 기본 캐릭터로 하기로 결정하고, A와 응용 도안 개발계약을 하면서 A에게 작품료를 지급하고 A는 L사에게 위 응용 도안 캐릭터의 저작권 등 모든 권리를 L사에 양도하기로 약정하였다.

A는 위 계약에 따라 수 차례 수정을 거쳐 응용 도안을 작성하여 L사에 제출하였으나 L사는 불만을 표시하여 재수정을 요구하였으나 A는 이를 거절하였다.

이에 L사는 만화영화 제작자인 B에게 너구리를 기본으로 한 새로운 캐릭터 개발을 의뢰하여 새로 개발된 캐릭터를 ‘롯티’라고 이름 붙여 이를 이용하기로 하고 상표 등록도 마쳤다.

이에 A는 L사에게 자신이 창작한 응용 도안 캐릭터에 대한 모든 저작재산권을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L사의 행위는 A가 일신전속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저작인격권 중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L사를 상대로 롯티에 대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였다.

위 가처분 사건에서 법원은 최종적으로 어떠한 판결을 내렸을까?(이 사례는 대법원 1992. 12. 24. 자 92마677 결정 및 그 하급심 판결 사실관계를 기초로 만든 것입니다)

  

2. 쟁점

가. 응용미술작품의 경우 당사자 사이의 계약에 의하여 실제로 제작하지 아니한 자를 저작자로 할 수 있는지 여부

나. 묵시적 동의와 동일성유지권 침해 여부

  

3. 해설

가. 재판의 경과

가처분 1심에서는 A의 너구리 캐릭터 도안과 B의 너구리 캐릭터 도안에서 너구리의 특징이 나타나 있는 중요한 부분에 차이가 있으며, 다른 부분에 유사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디자인에서 일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방식을 채택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서 L사가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너구리 캐릭터 도안은 B의 창작물이므로 그에 대한 저작인격권은 B에게 있다는 이유로 A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하지만 가처분 2심에서는 두 캐릭터 도안 사이에 미세한 차이가 있더라도 이는 B가 A의 도안을 보지 아니하고 독자적으로 개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A의 도안을 바탕으로 하여 위에서 본 미세한 차이점이 있는 부분과 같이 임의로 변경, 변형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L사가 사용하는 롯티 캐릭터에 대한 저작인격권이 A에게 있음을 전제로 A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L사는 2심의 가처분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은(1992. 6. 26. 자 91카98 결정)은 본건 도안은 사업장 개장을 위하여 처음부터 L의 발의에 기한 점에 비추어 저작자가 A가 아니라 L사라고 판단하여 저작인격권 침해는 애초부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L의 이의신청을 인용하였다.

이에 대하여 A는 대법원에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출처 : pixabay.com “

  

나. 롯티의 저작자가 누구인지 여부

‘저작자’는 저작물을 창작한 자를 의미한다(저작권법 제2조 제2호). 저작권은 저작한 때 어떠한 절차나 형식 필요 없이 바로 발생한다(저작권법 제10조 제2항). 저작권에는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이 있으며, 저작재산권은 양도가 가능하나, 저작인격권은 일신에 전속되는 권리로서 양도가 불가능하다.

또한 저작권법은 창작된 표현만을 보호하고 아이디어를 보호하지 않는다(아이디어와 표현의 이분법).

따라서 이 사건에서 L사가 비록 롯티 캐릭터의 창작을 발의하여 공모를 하였다고 하여서 L사를 저작자라고 할 수 없으며, 계약에 의하여 양도되는 저작권도 저작재산권에 한정된다.

롯티 캐릭터에 대한 저작자는 직접 도안을 창작한 A 또는 B에게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에서는 가처분 2심과 같이 A가 저작자이며, B는 A가 창작한 도안을 바탕으로 미세하게 변형만 하였을 뿐이므로 A가 저작자가 되는 것이다.

A는 저작자로서의 지위를 가지는 이상 저작재산권을 L사에 전부 양도하였다고 하더라도, 저작인격권은 계속 A에게 유보가 되는 것이므로 저작인격권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원심의 다른 판단들은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다. 응용미술저작품의 경우 약정에 의하여 저작자를 제3자로 할 수 있는지

L사는 이 사건과 같이 상업성이 강하고 주문자의 의도에 따라 상황에 맞게 변형 되어야 할 필요성이 큰 저작물의 경우에는 재산적 가치가 더 중요하고 단체명의 저작물에 관한 저작권법 제9조를 적용하면 응용미술작품의 경우에는 약정에 의하여 저작인격권까지 포함한 저작자로서 지위를 L사가 원시적으로 취득하였다고 판결한 원심이 타당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 상업성이 강한 응용미술작품의 경우에도 제작자의 인격이 표현된 것이고, 제작자가 저작물에 대하여 상당한 애착을 가질 것임은 순수미술작품의 경우와 다르지 않을 것이며, 저작권법의 취지 또한 실제로 저작물을 창작한 자에게만 저작인격권을 인정하자는 것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도 당사자 사이의 계약에 의하여 실제로 제작하지 아니한 자를 저작자로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단체명의저작물의 저작권에 관한 저작권법 제9조는 예외규정인만큼 이를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확대 또는 유추해석하여 저작물 제작에 관한 도급계약에까지 적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 (다만, 구체적인 사건에서 모든 도급계약에 저작권법 제9조가 적용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법인의 기획 여부, 실질적인 지휘감독관계 등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

이 사건에서도 롯티 도안의 제작과정에 있어서 주문자인 L사의 역할과 계약의 내용을 보면 저작인격권까지 포함한 저작권 자체를 주문자인 L사가 원시적으로 취득하였다고 판단한 원심은 저작권의 귀속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라. 이 사건에서 저작인격권 중 동일성유지권 침해가 있는지

대법원은 롯티의 저작인격권은 A에게 있지만 사실관계 해석에 의하면 A가 L사로 하여금 롯티의 기본 도안을 수정, 변형하도록 묵시적 동의를 하였으므로 동일성유지권 침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즉, A가 L의 재수정 요구에 대하여 더 이상의 수정을 거절한 사실과 캐릭터제작계약에 도안에 관한 소유권이나 저작권 뿐 아니라 도안의 변경을 요구할 권리까지 규정한 점에 비추어 A가 L의 재수정 요구를 거절함으로써 L사가 위 도안을 변경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묵시적 동의를 한 것으로 인정된다는 이유로 동일성유지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다.끝.

2018. 7. 9. 법무법인(유)한별 권단 변호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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