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저작물의 창작성과 보호 범위

2019년 8월 법무법인(유)한별 권단 변호사 작성

“출처:pixabay.com”

 

사례 :

 

A사는 2013년 4월 팜히어로사가 라는 게임을 출시하여 큰 인기를 얻었다.

이 게임에는 농작물을 기본적인 캐릭터로 하여 게임 속의 특정한 타일이 3개 이상 직선으로 연결되면 함께 사라지면서 그 수만큼 해당 타일의 점수를 획득하는 방법으로 각 단계마다 주어지는 목표 타일 수에 이르도록 하는 매치-3-게임 형식을 취하고 있다. 기존에도 다양한 형태의 매치-3-게임이 있었지만, 팜히어로사가는 과일, 야채, 콩, 태양, 씨앗, 물방울 등을 형상화한 기본 캐릭터를 중심으로 방해 캐릭터로는 당근을 먹는 토끼, 전투 레벨의 악당 캐릭터로는 너구리를 형상화한 캐릭터를 사용하여 농장을 일체감 있게 표현한 게임이라는 점에서 기존에 존재하던 매치-3-게임물들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었다.

그리고 팜히어로사가 게임물은 기본 보너스 규칙, 추가 보너스 규칙을 기본으로 히어로 모드, 전투 레벨, 알 모으기 규칙, 특수 칸 규칙, 양동이 규칙, 씨앗과 물방울 규칙, 방해 규칙 등을 단계별로 순차 도입하였다. 이러한 규칙들은 앞 단계에서 추가된 특수 규칙이 그 이후 단계에서 추가, 변경되거나 다른 규칙과 조합되어 새로운 난이도를 만들어 내어 게임의 전개와 표현형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게임물에서 각 단계별 규칙에 따라 게임 내용을 구현하면서 사용자가 쉽고 재미있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각 규칙 및 단계별로 여러가지 입체감이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결합하여 표현하였다.

그런데 B사가 2014년 1월 포레스트 매니아라는 게임을 출시하였는데 팜히어로사와 같은 매치-3-게임 형식을 사용하되, 기본 캐릭터는 농작물 대신 숲속에 사는 동물인 여우, 하마, 곰, 토끼, 개구리 등을 형상화한 캐릭터를 사용하고, 방해 캐릭터로는 토끼 대신 늑대를, 악당 캐릭터로는 너구리 대신 원시인을 사용하고 양동이 대신 그루터기를, 씨앗과 물방울 대신 엘프와 버섯을 사용하여 전체적인 게임의 형식과 목적, 시나리오 등은 유사하지만 게임물의 구성요소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캐릭터의 표현은 전부 다르게 하였다.

이에 A사는 B사를 상대로 B사가 A사 게임물을 표절했다고 하면서 저작권침해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B사는 매치-3-게임 형식은 기존에 이미 많으며, 게임의 규칙 등은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인 ‘표현’이 아니고 게임물의 구성요소인 캐릭터들이 전부 다르게 표현되어 있으므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항변하였다.

대법원 판결은 어떻게 결론을 내렸을까?(이 사례는 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다212095 판결 내용입니다)

 

해설 :

 

아이디어와 표현의 이분법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것은 ‘표현’이지 컨셉이나 아이디어가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사상의 영역인 아이디어에 독점권인 저작권을 부여하게 된다면 창작의 자유로운 활동이 위축되어 저작권법의 목적인 문화산업의 발전에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수 만개의 다른 표현이 나올 수 있고 저작권법은 이렇게 구체적으로 달리 표현된 것만을 보호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아이디어와 표현의 이분법 취지이다.

그런데 게임물에서 게임의 규칙은 이제까지는 아이디어의 영역에 해당된다고 보았기 때문에 게임의 규칙의 유사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부정경쟁방지법 등 위반은 별론으로 하고 저작권 침해로는 인정하는 않는 것이 대부분의 견해이었다.

이 사례에서도 1심 및 2심 판결은 양 게임의 규칙이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저작권 보호 대상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결하였다.

 

창작적인 표현 ’형식’에 저작물성을 인정하였다.

그런데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하였다.

이 사례에서 대법원은 “피고 게임물은 원고 게임물의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가 기술적으로 구현된 주요한 구성요소들의 선택과 배열 및 유기적인 조합에 따른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으므로 양 게임물을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하면서, “그런데도 원심(2심)은 원고 게임물의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가 기술적으로 구현된 주요한 구성요소들의 선택.배열.조합에 따른 창작적 개성 등을 제대로 심리자히 아니한 채 원고 게임물과 피고 게임물이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게임 저작물의 창작성과 실질적 유사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라고 판결하였다.

대법원은 게임 저작물에 있어서 제작자의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를 기술적으로 구현한 주요한 구성요소들(캐릭터들 포함)의 표현이 대부분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 구성요소들을 선택하는 방법, 배열 방법, 구성요소들의 조합 방식 등이 게임의 규칙과 결합하여 창작적으로 표현된 것이라면 그러한 표현 ‘형식’에 대하여서도 저작물성을 인정하고, 그러한 표현 형식을 실질적으로 유사하게 제작한 제3자는 원 게임물 저작자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본 것이며, 이러한 판단 기준은 게임저작물 분야에서 최초로 나온 것이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단은 저작권법의 기본 원칙인 아이디어와 표현의 이분법에 배치되는 판결로 보이지만, 우리 저작권법 제2조 제18호에서는 저작권법의 보호대상 중 하나인 ‘편집저작물’의 정의를 ‘편집물로서 그 소재의 선택.배열 또는 구성에 창작성이 있는 것’이라고 하여 표현형식에 대한 저작물성 인정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 않고 있는 점과 게임저작물이 음악, 어문, 미술, 영상, 컴퓨터프로그램 저작물 등이 결합된 복합 저작물이면서 게임물 내의 캐릭터들이 게임 규칙에 따라 반응하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제작 의도와 시나리오에 부합하도록 제작자가 노력을 기울여 창작한 게임 규칙에 따른 표현 형식에는 저작물성을 인정하여 저작권법으로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업체들이 게임저작물을 제작할 때 기존에 성공한 게임물의 독창적인 게임 규칙 등을 그대로 모방하면서 구체적인 구성요소인 캐릭터들의 모습만 다르게 하여 유사한 게임물들을 출시하는 관행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판결은 A사의 게임물의 게임 규칙에 따른 구성요소들의 배열, 선택, 조합 등 표현형식이 기존 게임물과 다른 독창적인 표현 형식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2019년 7월 3일 법무법인(유)한별 권단 변호사 작성. 끝.

법무법인(유)한별 권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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