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키티 계약해지 소송

2014년 1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는 헬로키티 저작권자인 산리오재팬이 한국 내 캐릭터 라이선싱 공동사업자인 김영철 지원컨텐츠 회장을 고소하여 기소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형사사건에서 김회장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산리오재팬이 지원컨텐츠측에 2011년 11월 계약해지 통보를 하고, 2012년 2월 김영철회장에 대하여 형사고소를 한 지 거의 2년여만의 일이다.

그 동안 한 때 상장을 준비하며 국내 최대 캐릭터 업체이었던 지원컨텐츠는 계약해지를 당한 후 회생절차를 신청하여 현재 법정관리 상태가 되었고, 산리오재팬과 지원컨텐츠가 설립한 합작법인은 작년 7월 파산하였다. 또한 지원컨텐츠의 투자자와 수십 곳의 하청업체, 영세라이선시 업체들도 줄줄이 채권회수의 길이 막혀 손해를 입었다.

지원컨텐츠는 1998년부터 헬로키티 사업을 국내에서 시작하였고, 산리오재팬과 공동 라이선싱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후 2011년에는 매출이 150억까지 늘었고 국내 전체 헬로키티 시장을 5000억원 규모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산리오재팬은 지원컨텐츠가 중국에 별도 서브라이선시를 두고 발생시킨 매출을 고의로 누락하여 로열티를 46억이나 미지급하였다는 이유로 라이선스 계약 해지 및 공동 사업 계약을 해지 통보하였으므로 정당하다는 입장이며, 이번 법원의 무죄 판결에도 검찰이 항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에 지원컨텐츠와 그 투자자, 채권단들은 이번 무죄판결을 근거로 산리오재팬을 상대로 5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산리오재팬의 일방적 계약해지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형사판결이 무죄가 되더라도 민사에서는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 기사에 간략히 소개된 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산리오재팬이 매출 누락 대상 국내 업체들의 영업을 알면서도 시장 성장을 위해 묵인한 것으로 보아 기망을 당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보이므로, 실제 로열티 정산이 제대로 되었는지 또는 계약해지가 정당하였는지 여부는 추후 발생할 민사 소송에서의 법원 판단 몫으로 보인다.

국내 중소 캐릭터 업계들의 입장은 레고나 헬로키티의 경우에 대하여 해외메이저 회사가 국내업체가 마케팅 및 기획을 통해 힘들게 수년 동안 키워놓은 국내시장을 통째로 먹으려고 한 것이거나, 아니면 경쟁 상대로 크기 전에 싹을 잘라놓으려는 기획에 의한 소송전이라고 보는 관점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해외업체들의 입장은 어디까지나 정상적인 계약기간 종료 또는 계약해지 사유 발생에 의한 해지이므로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해외업체들이 계약갱신시에 요구하는 막대한 로열티 인상이나, 해명의 기회를 주지 않고 꼬투리를 잡아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할 경우 추후 손해배상은 별론으로 하고 당장 사업이 중단되어 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약자인 라이선시의 입장일지도 모른다.

이런 선례들 때문에 계약조항 한 문구 한 문구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계약체결시 균형있는 조항으로 수정을 요구하더라도 싫으면 하지말라는 식의 갑의 권위 앞에서 끝까지 계약 조항 수정 요구를 관철하기란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대책이나 해결책은 사실상 뾰족한 것이 없다. 공정거래위원회에 호소를 하더라도 사후 대책일 뿐이고 여러가지 요건들이 충족이 되어야 개입이 가능하므로 구제가 불확실하다. 제일 확실한 것은 계약체결 당시에 가능한 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예상해서 최대한 유리한 조항들을 추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국내업체의 경우 라이선시 계약기간 동안 종전보다 매출이 몇 프로 증가하게 되면 계약연장에 대한 선택권을 라이선시에게 부여한다든지, 로열티의 인상율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거나,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매년 발표하는 통계자료상의 업체평균로열티 기준으로 하여 2~3% 내로 한정한다든지..등 구체적인 통계와 자료를 가지고 디테일하게 협상을 진행하면 합리적인 요구로 인식이 되어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번 헬로키티 사건이 민사소송으로 진행이 된다면 그 승패는 산리오재팬의 계약해지가 법적 요건을 갖추어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정당한 것인지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매출 누락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지원컨텐츠 주장에 의하면 해명의 기회를 주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해지를 하였다고 하는 것이므로, 로열티 정산 방법이나 기준에 관하여 양사의 합의가 없어 다툼이 있는 것이 될 수도 있어 지원컨텐츠가 계약을 해지당해야 할 만한 계약의 주요한 의무를 위반하였는지조차 사실 불명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판례는 부수적 계약의무위반의 경우에는 계약해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설사 로열티 미지급에 대하여 다툼이 없다고 하더라도 미지급사실 자체는 이행지체 사실이 발생한 것 뿐이므로 산리오재팬이 상당한 기간을 두고 미지급금을 지급할 기회를 지원컨텐츠에게 주었어야 이행지체로 인한 계약해지가 효력을 발생하게 되는데, 그러한 절차가 지켜졌는지도 불확실하다. 헬로키티 소송의 앞으로의 결과가 주목이 된다.

헬로키티 소송 진행을 보면서 현재 나날이 약진하고 있는 국내캐릭터 업체들도 반면 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해외에 마스터에이전시 업체를 선정하고 권한을 부여하거나 합작을 할 때 추후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계약조항을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정해야 할 것이다. 특히 어떤 조항 위반시 어떤 절차와 기준에 의하여 계약해지가 효력을 발생하며, 손해액 기준은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에 대하여 검토가 많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눈앞의 조금의 이익을 위해서 한 번 맺은 계약을 쉽게 해지하거나 변경하게 되면, 그 나라에서 해당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 저하와 캐릭터 전체 시장에서의 파터너로서의 신뢰 상실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손해가 더 클 수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국내라이선시 업체들에 대하여서도 최대한 균형있는 계약을 통해 장기적으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롱런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캐릭터업체로 성공할 것이다.

그리고 위조품 방지, 매출신고 누락 방지 등은 앞으로 발전하는 IT기술의 힘을 빌어 홀로그램 증지 외에 쉽게 파악, 관리가 가능한 시기가 곧 올 것으로 보이므로 관심을 가지고 이 부분에 대한 특허를 선점하는 것도 선점적인 경영전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헬로키티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동안 국내 토종 캐릭터 업계는 라바캐릭터, 변신로봇 또봇, 유휴와 친구들, 넛잡 애니메이션 등이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반면에 헬로키티 국내 시장은 몇 년 동안 수익 보다는 손해 책임에 대한 공방으로 정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Hello! 라고 인사를 해야 하는 귀여운 키티에게 Don’t Worry! 키티! 라고 걱정스러운 말을 건네야 할 것 같아 안타깝다. 이번 무죄 판결 선고로 인해 민사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양사와 관계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하루 빨리 지원컨텐츠와 산리오재팬 간의 합의점이 생기길 바란다. -끝. 2014. 1. 28. 권단 변호사의 IP 전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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