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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갭이어와 GAP의 상표권 분쟁

[외국 대형 기업과 국내 중소기업 사이의 상표권 분쟁 증가]

출처 : 키프리스

“GAP” 은 미국의 대형 의류업체의 저명한 상표권이다. 며칠 전 언론보도에 의하면, 국내 스타트업 기업인 한국갭이어가 출원한 “Korea Gapyear”라는 상표(물고기 모양의 도형과 결합된 상표임)에 대하여 GAP사가 한국갭이어의 출원 상표는 선등록된 GAP사의 상표와 동일, 유사하고 지정서비스업도 동일 유사하므로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에 위반되어 등록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였다고 한다(관련기사 클릭).

GAP사 뿐 아니라 필자가 자문하고 있는 국내중소기업체도 최근 외국 대형 기업으로부터 해당 중소기업이 출원한 상표가 자신의 등록 상표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 당하여 현재 합의가 진행 중에 있다.

글로벌기업들의 국내 시장에서의 상표권 보호 및 관리 전략이 최근 상표가 등록되기 전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만큼 국내 기업들의 역량이 커져서 외국 기업의 견제를 받게 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고, 외국기업들에게 점점 국내 시장이 중요해진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소송비용 등 부담을 하기가 어려운 국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외국 거대 기업과 다투어 보기도 전에 자신이 출원한 상표를 스스로 포기할 수도 있고, 분쟁비용 부담으로 사업이 어려워지게 될 수도 있는 것은 문제라고 할 것이다.

출처 : 키프리스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GAP사가 한국갭이어의 출원 상표가 등록이 거절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법적 근거는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의 “선출원에 의한 타인의 등록상표(지리적 표시 등록단체표장을 제외한다)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로서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상표”라는 상표 등록 거절 규정이다.

그렇다면, GAP 상표와 한국갭이어의 출원 상표가 과연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인지 여부와 그 상표의 지정상품이 서로 동일 유사한 상품인지 여부에 따라 한국갭이어의 출원 상표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갭과 한국갭이어의 주장 내용]

기사에 의하면 GAP측은 “‘한국 갭 이어’가 각각 ‘Korea’, ‘Gap’, ‘Year’의 한국어표기로서 국가명인 ‘한국’은 식별력이 없고, ‘해[년/연]’이라는 뜻을 지닌 ‘year’의 한글음표기인 ‘이어’ 또한 시기를 표현하는 용어일 뿐 식별력이 없거나 매우 미약해 대중들은 ‘갭’을 중심으로 한국갭이어를 인식, 호칭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한국갭이어  측은 “갭이어가 새로운 관념을 지니는 용어이기 때문에 GAP이 선등록한 상표권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녀 GAP의 상표권과 동일하거나 유사하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관련 대법원 판례의 판단 기준]

이러한 GAP측의 주장은 “상표의 구성부분 중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부분은 그 부분만으로 요부가 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일반 수요자들이나 거래자들이 대상상표를 그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부분만으로 간략하게 호칭하거나 관념하지는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된 것이 아닌 한 그 부분이 다른 문자 등과 겹합되어 있는 경우라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라는 대법원 판결(대법원 1999. 4. 23. 선고 98후867 판결 등 참조)의 판단 기준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은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해당 여부가 쟁점이므로,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두 개의 상표가 유사한 것인지의 여부는 그 외관, 칭호, 관념의 면에서 객관적, 전체적, 이격적으로 관찰하여 거래의 통념상 상품의 출처에 관하여 일반수요자나 소비자로 하여금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우려가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므로, 상표 상호간에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요부를 이루는 부분이 서로 달라 전체적으로관찰할 때 피차 오인·혼동을 일으키게 할 우려가 없는 것은 유사상표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후784 판결)라는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해당 여부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 기준을 함께 적용해야 한다.

[‘갭’과 ‘한국갭이어’는 동일, 유사한 상표인가?]

이 사건에서 핵심은 ‘gap’과 ‘year’를 분리 관찰하여 인식할 것인가 아니면 ‘gapyear’로 일체불가분적으로 결합된 것으로 인식할 것인가로 보인다. 분리 관찰하여 인식해야 한다는 논거는 ‘year’ 부분이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한국갭이어의 출원상표는 도형과 영문자(한글상표도 동일한 논리로 다툴 수 있음)로 구성된 상표로서 영문자부분  중 ‘Gapyear’는 외관이 ‘Gap’과 ‘year’가 분리되어 구성되어 있지 않고 일련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관념이 우리나라 일반 수요자들의 교육수준이나 영어학습현황을 고려하여 볼 때  ‘한국’을 뜻하는 ‘Korea’와 ‘간격, 차이’를 뜻하는 ‘gap’과 ‘년[해/연]’을 뜻하는 ‘year’가 결합하여 구성된 상표로 쉽게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관념에 있어서도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을 가지 않고 봉사활동, 여행 등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는 한 해’라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는 독립된 별개 의미의 단어로 사용되고 있고, 세계적 스타인 엠마 왓슨이나 영국의 해리 왕자가 이러한 갭이어를 가진 것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대학교 입학 전후의 연배들에게는 하나의 독립된 관념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칭호에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한국갭이어”로 발음되어, 어중의 단어 “GAP”이 영문자3자에 불과하며 그 발음도 전체 5음절 중 ‘갭’ 한음절로 간단하게 발음되며, 전체적인 관념이 ‘한국 또는 한국인들의 다양한 경험을 쌓는 한 해” 등으로 자연스럽에게 인식될 수 있다고 볼 때, 한국갭이어의 출원상표가 “Gap” 부분과 “year”부분으로 분리하여 인식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일련불가분적으로 구성된 한국갭이어의 출원상표의 문자부분 “Korea Gapyear”와 GAP사의 “GAP”은 외관에 있어서 문자의 구성이 상이하며, 그 관념은 ‘한국 또는 한국인들의 다양한 경험을 쌓는 한 해”와 “차이” 또는 영문3자로서 그 관념보다는 조어인 영문자 약어의 형태로서 “지에이피” 정도로 인식될 수 있으며, 호칭 또한 “한국 갭이어”와 “갭”으로서 명확히 상이하다고 할 것인바, 양 상표는 전체적으로 외관, 칭호, 관념이 동일, 유사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특허심판원 2006. 1. 15. 2005원2337,2338 심결의 심결 이유의 논리 구성을 참조하였습니다).

[지정상품의 유사성 여부]

GAP사는 자신의 “GAP” 상표를 의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상품류에 폭 넓게 등록, 관리해오고 있다. 한국갭이어는 현재 문제가 된 상표의 지정상품을 35류 중 “직업소개업, 직업알선업, 광고업, 홍보업”등으로 하였는데, GAP사는  35류 중 “광고기획업, 광고대행업, 광고알선업” 등 상당히 많은 서비스업을 지정하여 양 상표의 지정상품은 일부 유사한 것으로는 판단된다. 다만, 이 번 상표 이의 사건과는 별도로 GAP사가 등록한 35류 상표권을 가지고 실제 35류의 서비스업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만약 GAP사가 GAP상표를 국내에서  3년 이상 계속하여 35류 지정서비스업에 사용하고 있지 않고 있다면 이해관계인은 GAP 상표의 35류 등록을 취소하라고 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3호).

[유사한 심판 결정의 존재]

출처 : 키프리스

사실 GAP사는 이미 종전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과거에 문제가 되었던 상표는 “STORYGAP”이라는 문자와 깃발을 든 사람 모양의 도형이 결합된 상표인데, GAP사가 출원공고시에 이의를 하여 위 상표는 특허청에서 등록거절결정이 내려졌었다. 하지만 위 상표 출원인은 이에 불복하여 특허심판원에 등록거절결정취소심판을 하였고, 특허심판원은 특허청의 등록거절결정을 취소하여 위 상표의 등록을 하도록 하였다. 지정상품도 의류 분야로서 동일한 25류였다.

특허청의 거절 이유도 “문자부분 ‘STORY’와 ‘GAP’ 부분이 결합하여 전체로서 새로운 관념을 형성하는 것도 아니어서 이를 분리 관찰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못할 정도로 일련불가분하게 결합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간이, 신속하게 인식하고 호칭하려는 일반거래의 경향에 따라 ‘GAP’만으로 인식되어 호칭될 경우, GAP 상표와 칭호 및 관념이같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출원상표는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에 해당하여 등록될 수 없다”라고 하여 현재 사건에서의 GAP측의 주장과 유사하였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은 양 상표는 전체적으로 외관, 호칭, 관념이 비유사하다고 판단하여 특허청의 거절결정을 취소하였다(특허심판원 2006. 1. 25.  2005원2337 , 2005원2338 각 심결 참조). 필자가 위에서 이 사건 출원상표와 GAP상표가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한 논거는 대부분 이 특허심판원의 심결문 상의 논거를 기준으로 하여 작성한 것이다.

물론 8년전의 특허심판원과 지금 시점에서의 결론은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 수요자와 대중의 입장에서도 냉정하게 ‘GAP’과 ‘Gapyear’를  관찰할 경우 과연 유사한 상표라고 관념, 호칭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오인, 혼동 여부]

현재 GAP측은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를 근거로 이의를 하였는데, 이외에도 위 특허심판원의 심결문에서 지적하였듯이 GAP 상표가 수요자들에게 현저하게 알려져 식별력이 강한 상표이므로 ‘Gapyear’라는 출원상표는 수요자로 하여금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이거나, 한국갭이어가 GAP측에 부정한 목적으로 손해를 입히려거나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고 이 사건 상표를 사용한 것(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2호)이라는 등의 다른 사유를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GAP 상표는 한국갭이어의 영업분야인 직업알선, 직업소개, 광고, 홍보 등 사업 분야에서 대중들에게 현저하게 알려진 상표가 아니라 주로 의류 분야에서 저명한 상표이므로 일반 대중들이 GAP 상표와  이 사건 출원상표를 직업알선 등 사업분야에서 오인,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이므로,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 내지 12호도 적용되기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윗과 골리앗 싸움의 승자가 누가 될까?]

한국갭이어는 스타트업 기업 청년 CEO 안시준 대표의 이력과 강연 등으로 주목받는 벤처기업이었다. 그런데 이번 상표권 분쟁으로 인하여 사업이 제대로 정착하기도 전에 거대 외국기업과의 싸움에 사업을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한다. 변리사 비용을 못 구해 직접 답변을 했다는 기사도 있다. 다행히 언론보도로 인하여 여러 변호사님들과 주변에서 도움을 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갭이어가 골리앗과의 상표권 싸움에서 이기는 다윗이 되길 기원해본다. 2014. 4. 5. 권단변호사의 IP 전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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